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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낭패를 보다’ 백현주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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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낭패를 보다’ 백현주 개인전 낭패 wolf and wolf_2017_wood blocks, Styrofoam, tape, cloth, helmet, drill, and etc., size vari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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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낭패를 당한 관객은 스스로 낭패를 완성하는 쾌감을 맛본다.

갤러리 아라리오 서울은 내달 26일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 중인 백현주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낭패(狼狽) wolf and wolf’를 마련했다. 영상 및 설치 작품 10여점이 전시된다.

백현주는 개인의 존재, 단체와 개인간의 관계, 사회를 움직이는 힘 등 우리를 둘러싼 공간적 흐름과 사회적 맥락을 특유의 감각으로 재해석한다. 또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위트 있게 포착해 작품에 담는다.


낭패는 중국 고사에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이다. 뒷다리가 없는 낭(狼)이라는 이리와 앞다리가 없는 패(狽)라는 이리는 서로 다른 성질을 이용해 각자 공생 혹은 기생하며 지낸다. 이 둘의 마음이 맞지 않아 떨어진 순간을 보고 흔히 ‘낭패를 보았다(또는 당하다)’고 표현한다.

작가는 낭과 패의 온전한 하나의 모습을 위해 개인이 합의점을 연결 짓는 상황을 연출한다. 더 나아가 집단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보여준다.


전시 중 한 작품은 전시 첫날 무너져 낭패를 보게 됨과 동시에 마지막 날까지 관객을 통해 축조되어 완성된다. 관객은 하나가 된 진정한 의미의 낭패를 접할 수 있다. 관객은 서로가 서로의 낭과 패가 되어주는 관계를 맺는다.


전시장 한쪽에는 헬멧과 테이프, 공구 등이 정리되어 있고 중간에 4m높이의 구조물이 있다. 나무와 스티로폼, 천 등으로 만들어진 구성물은 모두 다리가 하나 내지는 둘, 혹은 셋이 모자란 형태다. 이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기댄 채 세워져 있다. 이 설치 작품은 전시 첫날 갑자기 무너지고, 관객은 현장에서 그야말로 낭패를 보게 된다.


이후 관객은 헬멧 등 보조장비를 착용한 후 무너져 내린 구조물들을 자유롭게 축조할 수 있다. 이는 관객 스스로가 다른 관객의 낭과 패가 되는 현장의 지속이다. 작품은 두 달여간의 전시기간동안 진행되며 전시 종료와 함께 완성된다.


한편, 백현주 작가는 로얄 멜버른 공과대학에서 미디어아트를 전공하고 글라스고 예술대학에서 순수미술 석사를 졸업했다. 영국 런던 가스웍스(2016), 국립현대미술관 고양(2015) 등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부산시립미술관(2017), 아라리오뮤지엄(2015). 아르코미술관(2015) 전시 등에 참여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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