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문재인과 호남풍③]답답한 '문'열고 '안'으로 들어간 호남, 곧 더 답답해졌는데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42초

2014 재보선, 작년 총선서 '안철수 돌풍'…이후 철수에 실망한 그들, 지금 다시 '문'을 달그락

[문재인과 호남풍③]답답한 '문'열고 '안'으로 들어간 호남, 곧 더 답답해졌는데
AD


[아시아경제 박혜연 인턴기자] 참여정부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배신의 기억’에도 불구하고 정권 교체에 대한 호남의 바람은 간절했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 야권 단일화 후보인 문 전 대표에게 호남은 92%의 ‘몰표’를 주었다. 그러나 결과는 뼈아픈 패배였다. 호남의 반(反)문 정서는 바로 이런 ‘패배’의 경험으로 인해 빚어진 불안에서도 기인한다. 문 전 대표는 “두 번의 실패는 없다”며 자신만만해 하지만, 호남에서는 아직 많은 표심이 부동한 채 여러 가능성을 점쳐보고 있다.

◇ 민주당의 패배와 ‘문재인 책임론’


대선 패배에 대한 호남의 ‘심판’은 이듬해인 2013년부터 극명하게 드러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주간지 <시사인>과 함께 전국 17개 광역단체를 대상으로 5월25일부터 28일까지 실시했던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의 후보들은 호남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을 줄줄이 꺾는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시사인> 2013년 6월17일자 기사 참조)

민주당은 화들짝 놀랐다. 2014년 제6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랴부랴 호남 표를 끌어 모으려 했다. 2014년 3월2일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전격 통합을 선언하며 새정치민주연합이 탄생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연이은 선거에서 지도부의 무능을 드러냈다.


2014년 7·30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은 11석을 획득하며 4석에 그친 새정치민주연합에 압승을 거두었다. 특히 전남 순천곡성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당선된 것은 크나큰 이변이었다. 이어 2015년 4·29 재보선 역시 새정치연합에서 탈당한 천정배 후보가 광주 서구에서 당선된 것을 제외하면 야당의 전패로 끝난다.


◇ ‘안풍’으로 눈을 돌린 호남


잇따른 재보선에서의 패배 원인으로 민주당의 무리한 전략공천이 지목되자 당시 당 대표를 맡고 있던 ‘문재인 책임론’이 불거졌다. 문 전 대표와 끊임없이 갈등을 빚던 안 전 대표는 이듬해인 2016년, 총선을 앞두고 탈당한 비주류 의원들과 함께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호남으로선 다시 ‘대안’을 찾은 셈이었다. 민주당의 호남 지지율은 다시 바닥을 쳤다.


다급해진 문 전 대표가 2016년 4월8일 광주를 찾아 “(호남에서)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미련 없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 대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배수진을 쳤지만 당시 발언이 읍소보다는 ‘강요’로 받아들여지면서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왔다.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23석을 차지했지만, 호남에서는 겨우 3석을 얻는 데 그치며 국민의당에 호남 텃밭을 내준 것이다. 총선 뒤 문 전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적인 판단”이었다며 모호한 사과를 해 ‘말 바꾸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 오락가락하는 호남의 민심을 잡아라


이번 대선 정국에서도 문 전 대표의 경쟁자들은 이런 ‘반문 정서’를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부분 “친문 패권주의”를 거론하며 문 전 대표에 ‘기득권 이미지를 씌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의 다른 대선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은 저마다 ’김대중·노무현의 적자‘를 자처하며 호남 민심을 끌어오기 위해 분주하다.


이 와중에 문 전 대표가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월22일부터 23일까지의 호남 방문에서 호남 경제 살리기 공약을 강조했다. 그는 호남을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며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그러나 이런 원론 수준의 공약으로 호남의 민심을 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광주일보는 1월25일자 사설에서 “기존의 현안 사업을 재탕하는 수준의 공약”일 뿐이라며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심화된 호남의 소외와 피폐한 현실에 대한 깊은 고민을 보이지 못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제 호남은 여러 선택지를 앞에 두고 신중히 고민하고 있다. 어떤 선택을 하든, 호남 민심이 이번 대선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박혜연 인턴기자 hypark1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