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그룹이 특검 수사가 끝나는 대로 미래전략실 해체와 사장단 인사, 쇄신안 발표를 함께 단행한다. 삼성은 최근 특검 수사에 얽히면서 매년 12월 초 발표하던 정기 인사와 조직개편을 계속 미뤄왔다.
삼성그룹은 6일 "약속한대로 미래전략실을 해체한다"며 "특검의 수사가 끝나는 대로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미 해체 작업을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2월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 출석해 미래전략실 해체를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이번 사태에서 논란이 된 전경련 회원직도 탈퇴하겠다고 덧붙였다.
청문회에서 약속한 두 가지 중 전경련 탈퇴는 두 달 후인 이날 공식화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 "전경련에 탈퇴원을 제출했다"며 "사단법인인 전경련에 특별한 탈퇴 약식은 없지만 삼성의 입장을 따로 제출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련 탈퇴가 공식화 된 만큼 같은 자리에서 약속한 미전실 해체 시점도 확실하게 밝힌 것이다.
삼성은 이미 인사팀과 기획팀 등이 중심이 돼 미전실 해체와 그 후의 조직개편, 쇄신안 등을 모두 구상하고 있다.
사장단 인사와 미전실 해체가 모두 동시에 진행되는 이유는 미전실에도 사장이 여러 명 있어 인사를 한꺼번에 단행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만약 사장단 인사를 먼저 진행한 후 미전실 해체를 단행하면 결국 미전실 소속이던 사장들이 계열사로 흩어져야 하는데 이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과거 구조본 해체 당시처럼 미전실의 이름만 바꾼 채 그대로 유지할 경우 비난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동시에 대대적인 쇄신안을 발표하는 쪽으로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미전실은 1959년 이병철 창업주 시절 회장 비서실에서 출발해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그룹 구조조정본부(구조본), 2006년 전략기획실, 2010년 현재의 미래전략실로 명칭을 바꿔가며 60년 가까이 명맥을 유지해왔다.
삼성그룹은 삼성 특검 이후였던 2008년 4월 전략기획실을 해체했으나 2010년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 미래전략실을 신설했다.
미래전략실은 전략팀, 기획팀, 인사지원팀, 법무팀, 커뮤니케이션팀, 경영진단팀, 금융일류화지원팀 등의 편제로 이뤄져 있으며, 각 계열사에서 파견된 약 200명의 임원과 고참급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미래전략실 해체와 함께 그룹 쇄신안도 함께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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