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광·엔터 부분 지출 뚜렷…생필품 위주 소비서 '업그레이드'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인 중국의 신흥부자들이 영화ㆍ관광ㆍ엔터테인먼트에 많은 돈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BNP파리바은행의 천싱둥(陳興動) 애널리스트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이처럼 한층 업그레이드된 소비양태로 '구조적 성장'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부패척결 운동 직후인 2013~2015년 급감했던 우량예(五糧液)ㆍ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臺) 같은 고급 바이주(白酒) 브랜드의 매출 성장률도 지난해 치솟았다.
천 애널리스트는 "부패척결 운동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고급 바이주 수요가 다시 고개 든 것은 공무원이 아닌 일반 가계의 수요 덕"이라며 "이는 중국 중산층의 한층 업그레이드된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중국인들의 소득 대부분은 생활 필수품 매입에 쓰였다. 그러나 지난 수십년 사이 소득이 급증하면서 서비스를 구입할 수 있게 돼 생활수준도 올라갔다. 일례로 2009~2015년 중국의 박스오피스 매출은 연간 평균 39% 늘었다.
일본 최대 투자은행 노무라(野村)홀딩스의 황리차(黃李察) 애널리스트는 "중국인들의 소비수준이 향상되면서 영화 같은 엔터테인먼트가 뜨게 됐다"며 "올해 박스오피스 매출 성장률이 25%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5년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경비 지출은 2992억달러(약 360조원)로 급증했다. 2년만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2015년 7월~2016년 6월 중국의 관광산업 적자 역시 2060억달러로 껑충 뛰었다. 2013년의 경우 적자 770억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인들은 라면, 인스턴트 국수 같은 저가품에서 고가품 소비로 돌아섰다. BNP파리바 측은 이런 구조적 변화에 대해 중국이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넘어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노무라홀딩스의 자오양(趙揚)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증가만으로 경제성장을 주도할 수 없다"며 "거시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변수가 투자"라고 지적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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