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가 엔고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당초 트럼프 정부의 적극적 재정부양이 미국의 경제성장을 끌어올리고 이것이 강달러와 엔약세를 초래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닛케이는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중장기 시나리오이며 단기적으로 미국 우선주의와 무역전쟁의 가능성이 엔 매수, 달러 매도세를 초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 미국 제일주의와 보호무역을 강조하는 발언을 내 놓은 뒤 엔화 매수세가 뚜렷했다. 24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오전부터 엔화가 급등하며 취임식 전 달러당 115엔에서 이날 113엔대까지 상승했다.
니케이는 트럼프의 통상전쟁 재개, 강달러 경계, 대미 무역 흑자국에 대한 통화약세 비판 등이 중첩되면서 엔화에 대한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수장으로 대일 무역 강경파로 분류되는 라이트 하이저를 임명한 것도 일본 입장에서는 걱정이다. 일본은 중국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두번째로 대미 무역 흑자가 큰 국가다.
신문은 당장 엔고가 극대화될 수 있는 시기로 트럼프 정부가 첫 환율 보고서를 발표하는 4월을 꼽았다. 중국이 환율조작국 리스트에 오를 지는 알 수 없지만 논의는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환율전쟁이 본격화하면 엔화의 흐름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트럼프 정부의 예산안이 발표되는 다음달 께 재정 정책 등 강달러의 방향을 결정짓는 재료들이 예정돼 있지만 4월 중순까지는 의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즈호 증권은 이에 따라 달러·엔 환율이 109엔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엔화 가치가 작년 미 대선 이전 수준까지 올라간다는 의미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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