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 연구실장 "PER 지난해 8월말 0.48배까지 하락..유럽銀 TPP같은 모델 발굴해야"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비대면 채널에서 지속 가능한 수익모델을 발굴, 은행의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8일 임형석 금융연구원 은행ㆍ보험연구실장은 은행연합회 등 5개 기관 공동 주최 신년 간담회에서 "국내 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011년부터 1.0배 수준 이하로 낮아진 후 지난해 8월말 기준 0.48배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은행 비즈니스 모델이 기속 가능하지 않다는 뜻이다.
현재 은행업의 국내외 환경이 여의치 않다는 점도 신규 수익모델 발굴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우선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외 금융시장이 불완전하다. 탄핵국면 등 국내 여건의도 불안하기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은 이같은 대내외 환경을 감안,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2.0%에서 2.5%로 낮췄다.
임 실장은 조회업무, 단순거래 등에 그치는 비대면 채널에서 수익모델 발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것이 유럽은행에 도입된 '제3자 지급결제서비스 제공자(TPP)'다. TPP는 은행계좌가 없어도 소비자의 각종 거래에 수반되는 지급결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복수의 은행과 계좌조회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소비패턴, 현금흐름 분석이 가능, 금융 뿐만 아니라 비금융상품까지 마케팅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
이 경우 고객 거래내역 조회를 통해 비금융 상품에 대한 수요를 예측, 비금융 상품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예컨대 고객의 잉여자금에 대해 자금운용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고, 반대로 대출관련 정보를 소개할 수도 있다.
임 실장은 "유럽연합의 경우 은행의 고객계좌정보 접근권이 확보돼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임 실장은 리스크 관리 강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5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의 61.9%가 변동금리 대출 형태다. 한은은 금리와 부동산 가격의 충격이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 국내 은행의 BIS(국제결제은행) 비율이 2%포인트까지 낮아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국내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을 총자산으로 나눈 리스크 성향은 2007년 0.75에서 2015년 0.63으로 낮아졌다. 리스크 성향이 낮을 수록 위험가중자산 보다 안정자산의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임 실장은 "국제 금리 상승과 신규 취급액 기준 지난해 9월말 이후 상승세로 전환했으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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