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가격인상에 외식물가 줄줄이 인상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직장인 김현성씨(38)는 지난 7일 주말을 맞아 가족과 함께 자주 찾는 강화도의 유명한 돼지갈비 전문식당을 찾았다. 김씨는 2년전 나들이길에서 이 식당을 발견한 뒤 저렴한 가격과 감칠맛을 잊지 못해 종종 서울에서부터 원정 외식에 나섰다. 하지만 왕갈비 1인분에 13000원이던 돼지갈비는 올해 1월1일부터 14000원으로 인상됐다. 김씨는 "인상된 가격은 서울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강화도 시골 식당에서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최근 유행어를 실감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식품과 식재료 가격의 도미노 인상으로 외식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고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가격이 급등한 계란을 제외한 축산물 가격은 그대로지만 부식 변동폭이 적지만 부식 재료인 채소 가격이 치솟으면서 가격이 덩달아 오른 것.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국내산 돼지갈비(중급) 가격은 100g당 1277원으로 한달새 0.7% 오르는데 그쳤다. 국내산 냉장삼겹살은 100g에 1877원으로 한달간 1.8% 인상됐다. 다만 1년전과 비교하면 5.4% 뛴 수치다.
한우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수요가 대폭 감소한 한우 갈비와 등심은 각각 3.8%와 0.7% 오르는데 그쳤다. 한우불고기는 일년전보다 5.6% 인상됐지만, 한달전과 비교하면 오히려 3.9% 하락했다.
하지만 돼지갈비가 나갈 때 함께 제공되는 채솟값은 인상폭이 훨씬 크다. 무의 평균 소매가격은 1개당 3096원으로 평년(1303원)의 2.4배(137.6%) 수준까지 치솟았고, 지역에 따라서는 무 한 개가 4000원에 거래됐다. 양배추는 한 포기에 5578원으로 평년(2630원)의 2.1배(112.1%), 1년 전(2407원)의 2.3배(131.7%)에 달했다. 당근(1㎏ 6026원)은 평년(2692원)의 2.2배(123.8%)로, 1만원에 근접했다.
깐마늘, 대파 등 주요 양념류도 평년 대비 가격이 30% 이상 올랐고, 최근에는 태풍으로 제주도 콩나물이 큰 피해를 보면서 콩나물 가격도 17%나 급등했다. 오이, 시금치, 토마토 등의 가격도 최근 오름세를 타고 있다. 계란의 경우 30개들이 한판 가격이 일년새 60% 넘게 뛰면서 9000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로 수요가 감소한 닭고기와 오리고기를 제외하고 축산류 가격도 안심하기 이른 상황"이라며 "계란값 인상으로 일부 계란을 원료로 한 식품 가격은 이미 올랐다는 다른 메뉴도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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