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년성어 - 力進必起
대한민국호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시간의 닻을 올리고 기진맥진한 넋의 돛을 새롭게 다는 여기는 지금 어디입니까. 2017년 정유년을 알리는 신성한 계명성(鷄鳴聲)의 벽두에서 우린 지난 시간의 참담과 절망을, 저문 해의 저쪽에 모두 던져놓고 맨몸으로 다시 서려 합니다. 모든 부정적인 것, 모든 뒤틀린 것, 모든 거짓, 모든 부끄러움, 모든 무기력을 떨치고 다시 태어나는 신생의 힘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아시아경제는, 한 국가의 명운을 건 이 결정적인 한 해의 벽두에서 ‘역진필기(力進必起)’ 네 글자를 깊이 새겨 우리의 좌표로 걸어두려 합니다. 가난한 시절 벽에 걸린 액자 속의 그 글귀가 어린 마음을 굳세게 했고, 치열한 훈련으로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던 군대의 유격훈련장의 표석에서 만난 그 글귀가 절망에서 일어나게 했던 걸 기억하십니까. 힘껏 나아가 기필코 우뚝 솟아라!
역(力)은, 그간의 고난으로 많이 소모하고 많이 지쳤지만 그래도 여전히 우리 속에 남아있는 ‘최후의 안간힘’을 뜻합니다. 죽기를 각오하면 살 길이 터진다는 옛 지혜를 굳게 믿고 우리 내부의 힘을 재정비하자는 다짐입니다.
진(進)은, 지지부진과 지리멸렬을 거듭하던 지난 어리석음을 벗어던지고 백척간두진일보의 단호함으로 나아가라는 정언명령입니다. 지금껏 우리는 정지해 있거나 퇴행했다는 고백을 담고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더 이상 그럴 수는 없습니다. 몸이 나아가기에 앞서 마음이 나아갈 기세를 갖춰야 한다는 뜻입니다. 가고자 하는 그 기운이 우리를 전진하게 할 것입니다. 과거에 얽매이고 상황에 붙들리고 형편에 쫓기어 자기를 잃어버린 날들에서 이제 그만 벗어나자는 것입니다.
필(必)은, 우리가 지금 해야할 일이 선택사항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지금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며, 반드시 우리가 딛고 나아가야 하는 일이라는 말입니다. 남이 해줄 수 있는 일도 아니며 요행에 기댈 일도 아니며, 오직 스스로 제 힘을 돋워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새로운 시작을 이뤄내야 한다는 ‘필사의 각오’가 거기 담겨있습니다.
기(起)는, 그간의 주저앉은 시간을 반성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해묵은 적폐와 고장난 시스템으로 까먹었던 ‘상승의 기운’을 이젠 되찾아내자는 뜻입니다.
왜 나아간(進) 뒤에야 일어설 수 있는(起) 것인지 생각해보셨습니까? 보통은 일어서고 난 뒤에야 나아가지 않습니까? 하지만 새가 날고 비행기가 이륙하는 모습을 떠올려 보십시오. 잰발로 총력을 다해 달려간 뒤에야 비로소 하늘로 솟아오르지 않습니까. 대한민국의 이륙 또한 그렇게 해낼 수 밖에 없습니다. 새해 첫날에, 아시아경제가 ‘비상하는 나라경제와 솟아오르는 국가정신’을 다시 새깁니다. 독자님들. 역진필기의 새뜻을 가다듬어, 대한민국을 리셋합시다. 꼭 해냅시다.
이상국 디지털뉴스본부장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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