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부문에서 올해 1조2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2년 G 시리즈가 시작된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내년 전략폰인 'G6'의 성공여부에 따라 LG폰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맡고 있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의 올해 4분기 예상 영업손실은 4550억~4950억원 수준이다. 올 들어 1분기 2020억원, 2분기 1540억원, 3분기 4360억원 적자를 기록한 MC사업본부의 올 한 해 영업손실 규모는 1조2470억~1조2870억원이 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적자 규모가 커진 것은 기대를 모았던 G5의 부진탓이다. 시장에선 4분기 예상 영업손실 폭이 커진 데는 G5 일부 협력사에 대한 보상과 잔여 재고 관련 상각비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상반기 전략폰인 G5의 후유증이 4분기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하반기 출시된 'V20'의 판매량이 시장 예상치(80만대)를 넘어섰으나 G5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는 게 중론이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2014년 출시된 'G3'가 1000만대 판매를 달성하며 축포를 올린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후면 가죽 디자인으로 기대를 모았던 지난해 G4의 판매는 전작 대비 절반 수준인 550만대에 그쳤다. 지난해 LG전자 MC사업본부는 영업손실 48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모듈형 디자인'으로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출시된 G5는 초반 생산 차질 등에 따른 공급 부진과 기대보다 낮은 판매량 등으로 고전, 올해 이 같은 실적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시장에서는 내년 LG폰의 적자 폭이 2170억∼7730억원으로 대폭 축소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력 재배치 및 축소에 따른 고정비 감소와 주력 제품 현실화에 따른 제조원가 절감 등에 따른 것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내년 상반기 G6를 비롯한 스마트폰 주력 라인업이 판매량 면에서 제 몫을 해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내년 폰 성적이 MC사업본부뿐만 아니라 LG전자 전체의 성적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G6는 전작의 모듈형 디자인을 버리고 풀메탈 배터리 탈착형 제품으로 간결하고 깔끔한 디자인으로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쿼드HD 해상도의 5.3인치 디스플레이와 퀄컴 스냅드래곤 835 프로세서, 후면 듀얼 카메라 등이 적용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G5를 교훈 삼아 G6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시험적으로 접목하기보다는 완성도와 품질에 치중한 제품이 될 것"이라며 "경쟁사 제품 출시 시기와 시장 상황 등을 놓고 출시시기를 조율하는 단계로 내년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의 공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