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원 거대 시장으로 성장한 일본 도시락 시장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최근 인구 감소 및 저출산, 고령화로 일본의 슈퍼마켓, 백화점, 외식업계는 위축되는 반면 도시락 산업은 지속 성장하고 있다. 10조원 거대 시장으로 성장한 일본은 '도시락 천국'으로 불리기까지 한 상황이다.
혼술·혼밥족의 증가로 식품 소량 구매와 접근 편의성이 주요 트렌드로 자리매김했으며 맛과 편리성까지 충족시키자 도시락 시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22일 일본 신세이은행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본 회사원들 10명 가운데 6, 7명은 점심을 혼자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본 도시락 배달업체 스타페스티벌의 추산에서도 전체 근로자의 65%, 4000만명이 점심식사를 회사 안에서 해결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같은 일본의 도시락 시장의 강점은 무엇보다 다양성이다. 40년 역사의 편의점을 통해 발전을 거듭한 일본의 도시락 시장이지만 다양성을 앞세워 소비자를 공략한 것이 고속 성장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 도시락 문화의 대표격인 에키벤’은 철도 역이나 기차 안에서 파는 도시락을 의미하는데 해당 노선 및 지역마다의 특산물을 활용해 차별화된 도시락을 제공한다.
에키벤은 철도가 놓이던 산업화 시절 장거리 여행자로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지금은 훌륭한 관광상품으로 발전하여 꼭 기차를 탈 때가 아니어도 즐기는 일종의 특산품이 되었다. 현재 에키벤의 종류는 2000가지가 넘고 연간 판매수량은 600만개를 웃돈다.
심지어 특정 에키벤을 먹기 위해 먼 지역에서 인터넷 주문을 하고 매년 '에키벤 경연대회'가 열릴 정도로 도시락 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2년 전부터 도쿄에서는 도시락 밥차가 유행하고 있다. 3~4대로 구성된 트럭들이 즉석에서 음식을 만들어 도시락으로 포장해 판매하고 있는 방식으로 도심지 회사원들을 중심으로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차량마다 여러 나라 음식들로 구분돼 현지인이 직접 음식을 만들고 있어 다양성 차원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고령화 사회가 진행됨에 따라 노년층을 겨냥한 이른바 '실버 도시락 업체'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편의성을 더욱 높인 도시락 자판기와 도시락 배달 등의 서비스도 발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도시락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편의점 위주로 성장한 한국 도시락 시장과는 차이가 있다"며 "도시락 산업이 보다 발전하기 위해서는 편의점을 벗어난 다양한 판매처와 제품이 개발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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