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와 그의 경제정책에 대해 가급적 말을 아꼈다.
옐런 의장은 이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 나섰다. 0.25%p 기준 금리 인상은 이미 예상됐던 일이었던 만큼 취재진과 시장의 관심은 옐런과 Fed가 차기 트럼프 정부의 경제 정책에 어떤 평가와 대응을 할 지에 모아졌다.
1조 달러 규모의 재정 투자를 통한 대대적인 경기 부양을 공언해온 트럼프의 경제 정책에 대해 질문이 쏟아졌지만 옐런은 "Fed는 초당적인 독립기관"이란 점을 강조하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옐런 의장은 "재정 정책 변화나 다른 경제 정책이 잠재적으로 경제 전망을 바꿀 수 있다"면서도 "아직 (트럼프 정부) 재정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 지 판단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부양적 재정정책이) 내년도 금리 인상 전망을 변화시킨 변수 중 하나였을 수 있다"면서 "일부 위원들은 재정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다소 반영했지만 다른 의원들은 그렇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제전문방송 CNBC는 이에대해 "옐런이 트럼프 정책에 칭찬도 비판도 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마켓워치는 트럼프 정부 출범이후 약속대로 대규모 투자가 실행될 지, 이에 못 미칠 지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불투명한 상황에서 옐런은 '좀 더 지켜 보자'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옐런 의장은 자신과 Fed의 기존 통화정책을 '민주당 정부 편들기'라고 비판하고 흔들어온 트럼프에 대한 불만을 이날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옐런 의장은 실업률이 4.6%로 떨어진 상황에서 "완전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명백하게 재정정책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가 비판해온 금융규제법인 도드 프랭크법에 대해서도 "대형 금융기관에 대한 강력한 규제는 필요하다"며 존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금은 양측의 갈등이 잠복돼 있지만 트럼프 정부 출범이후 언제든 수면 위로 드러날 수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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