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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손에 넘어간 ‘의료농단’ 의혹, 靑 강제수사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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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가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과도 맞닿은 이른바 ‘의료농단’ 의혹에도 메스를 댄다.


15일 특검팀은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인계한 의료농단 의혹 관련 각종 수사기록과 증거자료도 검토하고 있다. 비선실세 및 그 측근들의 청와대 불법출입 의혹은 물론 박 대통령 본인의 행적을 규명하기 위해 대통령경호실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필요성도 대두된다. 박영수 특검 역시 임명 초기부터 경호실의 대통령경호법 위반 혐의 수사 필요성을 시사했다. 특검 관계자는 “강제수사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비선실세 최순실(구속기소)씨 단골 성형외과 김영재의원의 김영재 원장, 대통령 자문의를 지낸 김상만 전 차움의원 의사 등의 의료법 위반 의혹 수사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특검에 인계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을 상대로 진료, 처방, 검진했음에도 진료기록부 허위작성을 통해 이를 감춘 것으로 의심받는다. 보건복지부는 관할 보건소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진료기록부 허위작성 관련 김 원장에 대해 수사의뢰하고, 김 의사는 대리처방 혐의를 더해 자격정지 처분과 함께 형사고발토록 했다.


김 의사는 최씨 및 언니 최순득 자매 이름으로 대통령 주사제를 대리 처방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 자매는 2011~2014년 진료기록부에 ‘박대표’, ‘안가’, 'VIP', ‘청’ 등으로 기재됐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달 26일 최순득씨를 불러 조사하고, 이모를 도와 동계스포츠 이권전횡에 나선 혐의로 수사받던 딸 장시호(구속기소)씨를 상대로도 확인했다.

박 대통령이 의사들로부터 불법시술을 받고 각종 특혜를 준 의혹도 특검 수사대상이다. 김 원장 부인 박채윤씨는 남편과 함께 청와대 드나드는 등 비선실세 친분을 등에 업고 특혜를 누린 의혹을 받는다. 박씨는 작년 4월과 올해 5월 박 대통령 해외 순방 때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작년 8월 박씨가 운영하는 수술용 봉합사 업체 와이제이콥스 지원을 위해 당시 서창석 대통령 주치의(현 서울대병원장), 오병희 서울대병원장,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구속기소)가 모이기도 했다. 박씨 동생이 대표를 맡은 화장품업체 존제이콥스도 올 초 청와대 명절선물로 채택되거나 이후 대기업 계열 면세점에 차례로 입점했다. 이권 비호를 위해 사정당국이 동원된 정황도 불거졌다.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부처나 정기양 세브란스병원 교수 등 대통령 자문의가 와이제이콥스의 제품 개발을 지원하거나, 정기택 전 보건산업진흥원장이 김 원장, 박씨 부부에 대한 청와대의 지원 지시를 거부했다가 보복인사를 당한 정황도 제기됐다. 대통령의 간여가 드러나면 이미 피의자로 입건된 직권남용, 강요 혐의 범죄사실이 추가되는 셈이다.


최순실 국조특위가 청와대 경호실에 대한 현장조사를 계획했지만 청와대는 보안 및 군사상비밀 등을 이유로 거부했다. 그러나 핵심 경호구역인 대통령집무실·대통령관저는 이미 박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경호실 및 산하 의무실 관계자들이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비선실세 및 그 측근들이 수시로 불법출입한 정황이 불거지는 등 구멍 뚫린 상황이다. 검찰은 비선실세 최씨가 2013년 3~11월에만 최소 10번 이상 청와대를 무단출입했다고 보고 있다.


김 원장, 김 의사도 전날 국조특위 3차 청문회에서 자신들이 경호실의 신원확인 없이 청와대를 드나든 ‘보안손님’이었음을 인정했다. 다만 이들은 입을 모아 세월호 참사 전후 박 대통령에게 직접 시술한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 청와대 부속실이 절차에 없는 출입을 통제한 가운데 검찰 특수본이 특검에 인계한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의 녹음파일에는 김 원장 부인 박씨와의 대화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정 전 비서관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휴대전화, 태블릿PC 등 통신기기 9대에서 총 236개의 녹음파일을 복구했다. 박씨와 동석하기도 했던 안종범 전 수석이 대통령 등의 지시사항을 꼼꼼하게 기록해 온 업무수첩 17권도 특검에 인계됐다. 특검팀은 금주 내로 수사기록 검토를 마무리짓고 조만간 현판식과 더불어 수사개시를 공식화할 계획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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