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9일 국회를통과하면서 주한미군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일정과 계획에도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되지만, 국정 장악력은 약화할 수밖에 없어 야권이 사드배치 계획에 강력히 제동을 걸고 나오면 지장이 초래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국방부는 탄핵소추안 가결 후에도 배치 일정에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지만, 백지화는 아니더라도 배치 시기가 영향을 받을 수는 있다는 관측이 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사드배치와 관련, "정책적 결정은 다 끝나고 집행과정만 남았으니 계획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는 내년 중 경북 성주에 있는 성주골프장에 사드를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지난달 4일 사드배치를 8∼10개월 안에 완료하겠다고 밝혀,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도 배치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방부는 현재 성주골프장을 남양주의 군유지와 맞교환하는 협상을 롯데 측과 진행 중인데 내년 1월에는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어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미군에 부지를 공여하고 설계와 환경영향평가, 기지 건설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는 모두 기술적 사항들로 사드배치 완료까지 정책적 결정이 필요한 부분은 없다는 게 국방부의 판단이다.
그러나 환경영향평가를 하는 과정에서 전자파 유해성 논란 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여론 설득작업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올 수도 있다.
만약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박 대통령 탄핵이 최종 확정된다면 사드배치 완료 전에 대선이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변수다. 일각에서는 사드배치에 반대 목소리를 내온 야당이 정권을 잡게 된다면 사드에 대한 판단을 다시 할 가능성도 있다는주장도 하고 있다.
그러나 사드배치 결정을 완전히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한미동맹에 엄청난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설사 사드배치 전에 야권이 정권을 잡는 상황이 온다 해도 이제 막 출범한 정권이 한미관계에 상당한 파열음을 낼 수밖에 없는 결정을 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하지만 백지화까지는 어렵더라도 여론 수렴 등에 추가로 시간을 할애하면서 배치 시기는 계획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많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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