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말 기준 45.7%로 작년 9월 이후 최저‥대출 옥죄기 영향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최근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고정금리형 가계대출 비중이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상기 변동금리의 부실화 위험을 줄이기 위해 고정금리 대출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방침과는 다른 방향이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 신규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대출은 45.7%를 기록, 작년 9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직전달인 9월의 고정금리 비중보다는 2.9%포인트 줄었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올 들어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에 맞춰 지난 7월 57.8%까지 오르기도 했다. 8월 55.8%로 떨어진 이후 3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8월 이후 상승세로 돌아선 주택담보대출 금리 사이클과 유사한 패턴이다. 지난 7월2.66%로 최저치를 기록했던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신규대출)는 8월 2.7%로 상승세로 돌아선 후 10월까지 3개월 연속 올랐다.
금리 상승기에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금융당국의 대출 죄기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달 중순 정부가 100% 고정금리 상품인 보금자리론 대출의 일반 공급을 대폭 축소한 게 큰 영향을 줬다.
때마침 시중은행들의 혼합형 고정금리 특판 상품도 자취를 감췄다. 정부는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를 개선한다며 은행권이 올해 가계대출에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40%까지 높이도록 유도해 왔다. 이에 은행들은 그동안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혼합형 고정금리형 특판 판매에 주력해왔는데 이를 다 채우자 변동금리 대출에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최근의 고정금리 비중 상승기가 금리 상승기와 맞물려 있어 가계의 금리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은이 박광온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면 금융소비자들의 이자부담은 연간 약 2조원 늘어난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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