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안증권 발행물량 축소·MBS 인정기간 연장 강수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한은은 28일 오전 입찰을 통해 통화안정증권 91일물 3000억원을 발행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25일 통안증권 발행규모를 기존 1조원 규모에서 3000억원으로 7000억원을 줄인다고 발표했다.
일주일 전 한은의 국고채 단순매입이 시중의 채권 수요를 늘리는 방식이라면 이번 통안증권 발행물량 축소는 공급을 줄여 채권가격을 높이려는(채권금리 하락) 시도다. 수요와 공급 양 측면에서 모두 채권금리 안정화를 겨냥한 정책이다.
한은이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저당증권(MBS) 담보증권 인정 기간을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한 조치도 유사하다. 한은은 지난해 시중은행들이 의무보유하고 있는 32조원 규모의 MBS를 담보증권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올해 말로 인정 기간이 종료되면 은행들이 MBS를 시중에 풀 가능성이 커, 유예 기간을 1년 연장해 준 것이다. 역시 공급을 줄여 채권가격 하락(금리 상승)을 억제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도 다음달 국고채 발행 물량을 줄일 방침이다. 기재부는 12월 경쟁입찰 발행 물량을 전월에 비해 1조4500억원 줄여 4조7000억원을 발행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세수 여건이 좋은 편이고 최근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해야할 필요도 있었기 때문에 국고채 발행 물량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정부와 한은이 적극적으로 시장안정화 조치에 나선 이유는 채권금리 급등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지난 9일 1.402%에서 24일 1.811%로 40.9bp(1bp=0.01%포인트) 올랐다. 10년물와 30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51.3bp, 47.9bp나 상승했다. 통안증권 91일물은 1.674%에서 2.141%로 46.7bp나 올랐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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