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변동폭 2배 수익 '레버리지 펀드'
단기반등 기대한 투자자들 집중 매입
액티브보다 인덱스펀드 편중도 뚜렷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국내 주식형펀드에 8거래일째 자금이 순유입됐다. 하지만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레버리지와 인덱스 펀드 위주로 돈이 쏠려 상황을 낙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14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 8거래일 연속 자금이 순유입됐다. 지난 1월 이후 최장기간 순유입세다. 이 기간 2316억원이 펀드 환매로 빠져나갔으나 5883억원이 새롭게 들어오면서 총 3565억원이 순유입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 10일엔 1138억원이 순유입됐는데 이는 지난 1월21일 이후 최대규모다.
11월 들어 코스피 2000과 코스닥지수 600선이 붕괴되는 등 지수가 박스권 하단에 근접하자 반등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다시 펀드에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증시는 최근 5년간 박스권 상단에선 펀드 환매가, 하단에선 자금이 순유입되며 등락을 반복해왔다. 특히 지난 9일 트럼프 당선이 거의 확정됐을 때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장중 각각 3.6%, 6.8% 넘게 급락하며 박스권 하단까지 곤두박질치자 다음날인 10일 상승장을 예상한 대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번에 순유입된 자금의 상당 규모는 레버리지 펀드에 집중됐다. 레버리지란 기초지수 일일 변동폭의 2배 수익을 추종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동안 국내 주식형펀드 중 설정액이 가장 크게 증가한 펀드는 'NH-Amundi코리아2배레버리지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으로 총 813억원이 늘었다. 설정액 증가 상위 10개 펀드 중 4개가 레버리지 펀드다. 레버리지 펀드는 지수가 하락해도 2배의 손실을 입기 때문에 보통 단기 반등을 높게 점치는 단타성 투자자들이 자주 찾는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 펀드로 들어오는 자금은 단기 급락에 따른 반등을 노리는 단타성으로 보는게 맞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형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액티브보다 인덱스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주일 동안 재투자분을 포함한 '인덱스주식형' 설정액이 6451억원 증가했지만 '액티브주식형'은 299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액티브주식형의 전체 설정액(32조1051억원)이 인덱스주식형보다 약 두배 많다는 점에 비춰보면 인덱스 쏠림 현상은 두드러진다. 범위를 1개월로 넓히면 인덱스엔 1조8480억원이 유입된 반면 액티브엔 오히려 2794억원이 유출됐다.
이러한 인덱스 쏠림 현상 역시 투자의 단기성과 보수성에 기인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팀장은 "펀드가 인덱스에 집중됐다는 것은 투자금이 단기 성향이라는 의미"라며 "인덱스 펀드 대부분이 환매수수료 등의 제한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전반적으로 국내 주식형펀드가 코스피에 비해 부진했다"며 "이에 주식형펀드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져 보수적으로 대응한 면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국민연금,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우정사업본부 등 연기금들이 중소형주에 잇단 관심을 보였지만 최근 1주일 동안 국내 주식형펀드 중 액티브중소형 펀드엔 16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으며 수익률도 -1.06%로 부진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