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청년 취업자 1년 새 16만여명 '뚝'
실업자 다수 고졸 이하 남성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실업계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한 중소기업에 비정규직으로 취직했던 A(남·32세)씨는 최근 퇴사해 새 직장을 구하고 있다. 결혼을 앞둔 상황에서 기존 직장 월급으론 가정을 꾸려 나가기 힘들다고 판단해서다. 얼마 전 결혼 이야기를 꺼내는 여자친구 부모님에게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호기롭게 말했지만 A씨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급여며 근로 여건이며 마음에 드는 직장을 구할 수 있으리라 낙관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올해 하반기 들어 A씨 같은 30대 초반(30~34세) 남성 실업자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고용정보원 '30~34세 실업자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 9월 현재 30대 초반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6만8000명이나 감소했다. 취업자 감소는 동시에 실업자가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산 가능 인구가 추세적으로 줄어드는 와중에 올 4월부터는 고용 감소까지 더해지면서 30대 초반 실업자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고 고용정보원은 설명했다.
특히 남성의 경우 여성보다 인구 효과보다 고용 효과로 인한 취업자 감소 폭이 더 컸다. 9월 기준 30대 초반 남성 취업자 수는 11만2000명 줄어 여성(5만6000명) 감소 인원보다 두 배 많았다. 인구 효과를 제외한 고용 감소는 남성이 4만8000명, 여성이 2000명으로 24배 격차를 보였다.
30대 초반 남성 중에서도 고졸 이하 위주로 실업자가 증가했다. 9월 30대 초반 남성 실업자 증가 인원 1만3000명 가운데 1만명가량이 고졸 이하였다. 또 30~34세 여성 실업자는 7, 8월 증가하다가 9월 들어 감소했지만 남성 실업자는 7~9월 3개월 동안 매달 1만명 이상 늘었다.
한편 9월 30대 초반 실업자의 95.0%는 이전에 직장을 다녔던 '전직 실업자'였다. 여기서 실직 기간 1년 미만인 사람 비중은 74.7%였는데, 이들의 퇴사 사유는 직업 여건 불만족(39.8%), 개인·가족적 이유(23.0%), 임시직·계약 만료(10.8%) 등이었다.
김안정 고용정보원 연구원은 "요약하면 30대 초반 실업자의 다수는 저학력 남성이고, 대체로 노동시장 경험이 있으나 근로 조건이 더 나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구직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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