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사진찍거나 녹음하는 사람들은 안 돼. 만원 벌려다가 천만원 잃는다." 12일 신입 직원 교육이 한창인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 6층 휴대전화 판매장.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서울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이날에도 이 곳 휴대전화 집단 상가는 여전히 활기찬 분위기 속에 가족·연인 단위 손님들이 판매점마다 상담을 기다리고 있었다.
좀 전까지 직원 교육에 한창이던 한 판매점 사장에게 지난 11일 출시된 갤럭시 S7 엣지 '블루코랄'의 가격을 문의했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통화를 끝낸 그는 계산기에 24만4000원이라는 가격을 찍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통신사에서 타사로 이동하고 단말기 값을 현금으로 완납하는 조건이다. 이 단말기의 출고가는 92만4000원으로 해당 통신사의 공시지원금 29만원을 제외하고도 약 40만원의 가량의 보조금이 추가로 제공됐다. 공시지원금 외 추가 보조금은 불법이다.
다른 가게로 발길을 옮겨 같은 모델의 가격을 문의했더니 "얼마까지 보고 왔느냐"는 답이 돌아왔다. 24만4000원이라는 가격을 말했더니, 3만원 낮춘 21만4000원에 해주겠다고 한다.
몇 군데 매장을 돌아본 결과, 출시 이틀만에 갤럭시 S7 엣지 '블루코랄'에는 약 40만원대의 불법보조금이 살포돼 20만원대에 팔리고 있었다. 번호이동이 아닌 기기변경도 출고가에서 공시지원금을 제외한 가격보다 현저히 낮은 39만원대에 개통이 가능했다.
비슷한 조건(번호이동, 5만원대 정액요금제)에서 V20은 36만~37만원대에 개통이 가능했다. 이 역시 30만~40만원대의 불법보조금이 실린 가격이다.
갤럭시 S7은 번호이동시 12만5000원이라는 턱없이 낮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한 매장 직원은 "얼마전까지는 10만원 정도로 판매되다가 지금은 조금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S7의 출고가는 32GB 모델 기준 84만6000원이기 때문에 최대 공시지원금을 책정하고, 15% 추가할인까지 포함한다면 소비자는 40만원대에 갤럭시S7을 구매할 수 있는데 실제 시장서는 10만원대로 판매되고 있는 셈이다.
아이폰 7의 경우는 공시지원금이 7만~10만원선으로 낮아 20% 선택약정을 하는 것이 낫다는 판매점의 설명도 있었다. 아이폰7의 경우 50만원대 후반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했다.
이날 매대에서는 갤럭시 S7, 갤럭시 S7 엣지, 아이폰 7 등 다양한 휴대전화 모델들이 팔려나갔다. 일부 한산한 매장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매장들은 고객들로 북적였다. 통신사별로 차이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대다수의 매장들이 "지금 KT가 정책이 좋다"면서 "SKT는 현금완납으로 (할인)정책이 안된다"고 말했다.
한 판매점 직원은 "갤럭시 S7 '블루코랄'이 오전까지는 물량이 좀 있었는데 지금은 달린다"고 설명했다. 출시 초반 많은 물량이 풀리지 않은데다가 불법보조금이 많이 실린 탓에 이날 오전 판매가 반짝 일어나면서 오후 들어 물량이 부족해졌다는 설명이었다.
블루코랄 색상은 갤럭시노트7에 채택돼 인기를 끌었으며, 갤럭시노트7이 배터리 발화 우려로 단종된 후 이 색상의 대체 기종 스마트폰을 구하려는 국내외 소비자가 꽤 많았다.
이 때문에 갤럭시S7 블루코랄이 아직 40%대에 머무르는 갤럭시노트7의 회수율을 높일 대안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제기되고 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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