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박근혜정부의 비선실세로 국정농단의 몸통 역할을 한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와 협력해 대기업들의 돈을 강제로 끌어 모은 혐의를 받고 있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과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를 받는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47)이 6일 오후 2시부터 검찰에 불려나와 조사를 받는다.
안 전 수석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기금 강제모금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혐의로 지난 2일 자정께 긴급체포됐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지난 4일 안 전 수석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강요미수' 혐의를 적용해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안 전 수석은 5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혔다.
안 전 수석은 영장실질심사에서 "대통령을 잘못 보필한 데 대해 책임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 전수석은 결국 6일 새벽 구속됐다. 그는 앞서 검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행위가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고, 최씨는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고리 3인방’ 중 하나인 정 전 비서관은 함께 구속된 안 전 수석과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였다. 지난 3일 밤 전격 체포된 정 전 비서관에 검찰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 전 비서관은 비선실세인 최씨에게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비롯해 외교·안보·경제 관련 다수의 대외비 문서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밝혀진 태블릿PC의 저장돼 있던 청와대 문서파일 일부의 최종 작성자 아이디는 정 전 비서관의 것으로 확인된 사실이 결정적 증거로 작용했다. 정 전 비서관은 5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해 기밀서류 유출이 본인의 책임임을 인정했다.
두 사람이 각기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최씨의 존재를 몰랐다거나 본인의 책임을 강조함으로써 최씨와 박 대통령, 본인들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차단함으로써 비선실세의 존재를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검찰은 6일 오전 10시부터 최씨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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