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삼성이 장수기업,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기 위해선 '전후 국가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어야 합니다. 삼성전자 중심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고 40대 젊은 소비층 이하 충성고객을 확보해야 합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 23일 아시아경제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서 교수는 지난해 삼성 사장단 회의에 참석 '저성장 시대 기업의 유통전략'을 주제로 강연했다. 삼성 사장단 회의는 삼성 계열사들이 모여 삼성의 향후 전략과 관련된 주제의 강연을 듣고 논의하는 자리다. 서 교수는 당시 '옴니 채널' 개념을 들며 삼성도 여러 채널의 유통·마케팅 전략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삼성이 저성장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선 '포지셔닝'을 새로 해야 한다고 짚었다. 서 교수는 "전체적으로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지갑을 열게 되는 소비자 층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호한다"며 "중저가 이미지를 벗고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삼성이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 넘어야 할 난관에 '한국 기업'이라는 이미지라고 꼽았다. 국내에서는 삼성이 일등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아직까지 해외에서는 한국을 개도국·저성장국가 등 전후 국가의 이미지와 연관지어 생각한다는 설명이다. 그런 점에서 삼성의 브랜드 역시 저평가 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서 교수는 인구 변화를 기회로 꼽았다. 그는 "삼성에 한국전쟁을 떠올리는 생각하는 세대가 이전보다 줄어들었다"며 "현재는 그러한 세대가 40대 이하 젊은 세대부터이지만, 앞으로는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 세대가 50대, 60대까지 확산돼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기 좀 더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화 혁신'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밀레 등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역사·문화를 가졌지만 문화적 기반이 없는 기업이 없는 기업이 프리미엄 브랜드로 평가받는 경우는 드물다는 설명이다. 서 교수는 "아직까지 삼성에선 서울대 공대생들의 문화가 주류"라며 "1등 이미지 대신 외부에서 볼 때에도 유연하고 창의적인 문화로 보일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 전략으로는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M&A 전략 등이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와 관련해선 위기 관리·포트폴리오의 허점이 드러난 사례라고 짚었다. 삼성전자에만 사업이 편중되어있기 때문에 갤럭시노트7 사태가 삼성 전체를 뒤흔드는 사건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 교수는 "장수 기업이 되기 위해선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 나가야 한다"며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를 애플과 같은 '충성고객' 확보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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