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유럽과 미국이 중국산 철강에 대해 덤핑 제재를 내리면서 수출길이 막힌 가운데, 중국이 앞마당에서 활로를 찾았다. 베트남과 태국, 필리핀 등의 동남아 국가들이 새로운 수출 파트너로 떠오른 것.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 통계를 인용, 1월~9월까지 수출된 중국 철강 중 36%가 동남아에 수출됐다고 25일 보도했다. 동남아 국가들의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고속도로·공항·빌딩 등 철강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아·태지역이 27%로 그 뒤를 이었고, 중동·북아프리카의 수출 비중은 15%로 그 다음이었다. 유럽과 미국으로의 수출 비중은 각각 5%, 1%에 그쳤다.
블룸버그통신은 동남아 국가들의 수요가 늘어난 덕에 중국이 철강 공급과잉 부담을 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중국발 철강 공급과잉으로 지난해 철강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은 급격히 추락했다.
하지만 저렴한 중국산 철강이 대거 수입되면서 동남아 현지의 소규모 철강업체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저렴한 중국과 고품질의 한국·일본 업체들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는 것. 동남아철강협회(SEAISI) 관계자는 "중국산 철강 수입이 급속히 늘었다"며 "이 지역 철강업체들에게는 그다지 좋은 소식이 아니"라고 우려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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