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기고]하인리히 법칙과 안전한 도로 만들기

시계아이콘01분 46초 소요

[기고]하인리히 법칙과 안전한 도로 만들기 최정호 국토교통부 2차관
AD

"큰 재해가 한 번 발생했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작은 재해가 29회 있었고, 재해는 피했더라도 같은 원인으로 부상당할 뻔했던 사건이 무려 300번이나 있었다."


이른바 '하인리히 법칙'이다. 1931년 미국의 한 보험사에 근무하던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는 실제 발생한 사고들을 정밀 분석해 발간한 '산업재해 예방'이라는 책에서 이 같은 법칙을 언급했다. 이 법칙과 이론은 산업안전 분야에서 교과서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광범위한 사회 및 경제 현상, 그리고 개인의 일에도 적용되고 있다.

대형 사고는 결코 우연히 발생하지 않고,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사소한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향후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일종의 경보다. 따라서 아무리 사소한 사고라도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발생요인을 찾아 조치하면 대형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있다.


한 예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누출 사고의 경우 당시 1회의 대형 사고가 있기까지 사고 발생 위험을 경고하는 수많은 잠재적 요소와 경미한 사고들이 있었다. 1972년 미국 원자력위원회의 방사능 누출 위험 경고, 1986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의 경고, 2007년 원자력엔지니어링 회의의 쓰나미 경고 등이 있었고, 1998년 원전 내 차단기 화재, 2002년 원전 내부 고장 및 균열, 2007년 원자로 차단기 화재 등 수많은 경고와 경미한 사고 등이 있었으나, 도쿄전력은 이를 철저히 무시하고 은폐해 대형 참사를 초래했다.

이를 교통사고에 적용해보면, 사망사고가 많은 지점은 그 이전에도 크고 작은 사고가 빈번했던 곳인 경우가 많다. 이 의미를 미래로 확장해보면,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작은 사고가 빈번한 지점은 앞으로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교통사고 발생 원인을 찾아 개선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2015년도 '전국 시·도 및 도로별 사고 잦은 곳 현황'에 따르면,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메가박스 씨티극장 앞 도로에서 발생한 28건의 교통사고 중 사망사고는 1건인 반면, 27건이 부상사고였다. 특별·광역시는 5건 이상, 기타 지역은 3건 이상 연간 인적 사고가 발생한 전국 8155곳도 6만905건 중 사망사고는 827건으로 인적피해 대다수가 부상사고였다.


정부는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사업 등을 통해 사고가 빈번한 지점을 대상으로 도로구조 개선, 안전시설 설치 등 도로 안전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소규모 사고가 빈번한 구간에 대해서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에 한계가 많다.


이는 정부가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의 부족에 기인하는 점도 크다. 현재 도로안전사업은 경찰에 신고된 교통사고 통계를 활용하고 있으나, 이는 전체의 20%에 불과하다. 경찰 신고 없이 보험사를 통해 사고 당사자 간에 처리하는 소규모 사고는 자료를 구하기 어려워 도로안전사업에 반영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도로교통공단에서 운영 중인 '교통사고통계분석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도 도로 교통사고 건수는 114만건에 4621명이 사망하고 181만 명이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 가운데 경찰에 신고 된 사고는 전체 건수의 약 20%인 23만건, 부상자 수는 약 30%인 35만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신고 되지 않은 더 많은 사고 통계를 활용할 필요가 있으며,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약 80%의 경미한 사고정보를 기반으로 더욱 정교하게 안전한 도로 만들기에 나서야 한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월 현대해상화재보험㈜과 정보공유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도 그 같은 이유다. 국토교통부는 보험사가 보유한 사고 정보를 활용해 도로 안전시설 개선 등을 추진하고 보험사는 고속도로와 국도 CCTV영상을 교통사고 원인 분석에 활용하기로 했다. 경미한 교통사고라도 정보로 잘만 활용하면 교통안전에 큰 기여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앞으로 더 많은 보험사와 협력해 교통사고로부터 안전한 도로 만들기에 적극 노력할 것이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2차관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