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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싱크탱크, '백가쟁명'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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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 1당 체제 보완, 민간 연구·조언 통로 속속 등장…독립성엔 한계

중국 싱크탱크, '백가쟁명'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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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2013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정책입안에서 싱크탱크의 역할 확대를 주문한 이래 현지 싱크탱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중국 제조업의 허브인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에서 2013년 후반 출범한 싱크탱크 둥관인재발전연구원은 지난해 둥관 당국에 로봇산업 전문가들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로부터 몇 달 뒤 둥관 당국은 인재 유치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대졸자에게 임금 6000위안(약 98만원), 박사과정 학생에게 최고 2만위안을 지급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둥관인재개발연구원의 천량(陳亮) 원장은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중국 지방정부들이 현장의 연구결과와 조언을 구하고 있다"며 "과거 일부 지방정부는 최고 지도부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곤 했다"고 말했다.


중국 중앙정부는 그동안 언론ㆍ소셜미디어에 대한 검열을 강화해왔다. 더불어 정책입안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싱크탱크의 질을 높이려 애썼다.


그러나 베이징(北京) 소재 중국사회과학원, 중국공산당 고급 간부 양성 기관인 중앙당교 등 내로라하는 기관들이 여전히 장악하고 있는 싱크탱크 부문에서 새로 등장한 수백개 싱크탱크가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는 좀더 두고볼 일이다.


제조업 부문 업그레이드에서부터 국가부채 상환 및 국유기업 구조조정에 이르기까지 싱크탱크가 다룰만한 문제는 한도 끝도 없다. 지난해 중국 주식시장에서 5조달러(약 5492조5000억원)가 증발했다. 거시정책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뜻이다.


베이징에 자리잡은 중국ㆍ글로벌화연구소(中國與全球化智庫)의 왕후이야오(王輝耀) 소장은 "공산당 1당 체제가 매우 효율적일지 모른다"면서도 "그러나 당이 잘못된 판단을 내리면 피해 규모가 어마어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 어느 나라보다 중국에 싱크탱크, 그 중에서도 특히 민간 독립 싱크탱크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당 내부에서 간과할 수 있는 논쟁을 보완해줄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요즘 중국 경제구조의 중심이 구닥다리 중공업에서 소비ㆍ서비스 부문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중국 중앙정부는 지난해 1월 싱크탱크 양성안을 내놓았다. 중앙정부는 여기서 정책입안 과정에 반영할 수 있는 외부 조언의 '통로'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정책결정에 대한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이다.


상하이(上海)사회과학원의 싱크탱크연구센터(智庫硏究中心)는 해마다 자국 내 싱크탱크 순위를 발표한다. 모니터링 대상 싱크탱크는 지난해 279개에서 올해 400개로 늘었다. 그러나 둥관인재발전연구원 같은 중소 싱크탱크는 모니터링 대상이 아니다. 규모를 좀더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1당 체제인 중국에서 싱크탱크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궁극적 잣대는 해당 싱크탱크가 정책입안 당국과 접촉할 수 있느냐 없느냐다. 물론 여기에 단점은 있다. 싱크탱크가 정부의 자금과 승인에 의지하다 보면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잉글랜드 노팅엄셔주(州) 소재 노팅엄대학의 쩡루이성(曾銳生) 중국학 교수는 "모든 사회 부문이 당의 지배 아래 놓인 중국에서 싱크탱크의 독립성에 한계가 있게 마련"이라며 "몇몇 싱크탱크가 한계선에 육박하고 있지만 당이 용인하는 선은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 원장은 "싱크탱크가 정부 자금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권위 있는 기관으로 성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싱크탱크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긴 결과 중앙정부가 우선 사업을 정하면 너나할것없이 여기에 매달린다. 시 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ㆍ과거 융성했던 유라시아의 육상 및 해상 무역로를 중국 중심으로 재건하는 프로젝트)' 비전이 좋은 예다.


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는 지난해 4월 '일대일로싱크탱크합작연맹(一帶一路智庫合作聯盟)'을 발족시켰다. 여기에 공식ㆍ비공식 싱크탱크 60개가 참여했다.


이 가운데 핵심 싱크탱크는 베이징 소재 런민(人民)대학의 충양(重陽)금융연구원이었다. 충양금융연구원은 2013년 1월 민간 자본으로 출범한 싱크탱크. 연맹의 웹사이트에는 일대일로와 관련된 글이 500건 이상 올라와 있다.


왕 소장은 "중소 규모의 개발 기획도 많이 필요하다"며 "중국의 지방정부가 2000개를 웃도니 수년 뒤 싱크탱크는 5000개 정도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5000개라면 미국의 배가 되는 셈이다.


중국ㆍ글로벌화연구소의 수입 가운데 40%는 정부 프로젝트에서, 나머지는 출판ㆍ이벤트ㆍ기부에서 비롯된다. 중국ㆍ글로벌화연구소 광둥(廣東)성 분소는 현지 성정부와 손잡고 3D 프린터 산업 육성안을 내놓은 바 있다.


영국 런던 소재 킹스칼리지의 케리 브라운 중국학 교수는 "경제문제에 관한 한 싱크탱크들과 중국 중앙정부의 견해가 같다"며 "그러나 농어촌ㆍ사회 상황 같은 중국 내부 문제에서는 싱크탱크가 매우 가치 있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해외의 전문가들도 중국 내 싱크탱크 부상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일본 도쿄(東京) 주재 아시아개발은행(ADB)연구소의 네모토 나오코(根本直子) 금융 애널리스트는 "내년 5월 글로벌 서밋 행사에 중국의 싱크탱크 9개를 초빙할 생각"이라며 "중국의 싱크탱크가 단순한 참가 기관이 아니라 연구 주도 기관으로 기능하곤 한다"고 소개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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