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현대자동차의 올해 임금협상이 진통 끝에 5개월만에 타결됐다. 험난한 과정을 거친 올해 임협은 사상 최대 손실 등 각종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겼다.
올해 임금협상은 5월 17일부터 시작해 무려 27차 교섭까지 진행되며 5개월이나 지리하게 이어졌다. 노조는 2차 잠정합의에 이르기까지 모두 24차례 파업, 12차례 주말 특근을 거부했다. 2004년 이후 12년 만에 전면파업도 벌였다. 이로 인해 현대차는 5년 연속 노사분규 사업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회사는 지난달 30일까지 벌인 노조 파업으로 생산차질 누계가 14만2000여 대에 3조1000여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파업손실이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며 노조 파업 역사상 최대 규모다. 올 상반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3조1042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반년 동안 번 돈을 파업으로 날려버린 셈이다. 협력업체 피해도 1조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른 조합원 임금 손실 규모도 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파업으로 자동차 수출 차질은 7만9000대, 11억4000만 달러에 달해 자동차 수출 감소율(-24%)이 2009년 8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파업으로 인해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1998년 이후 18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들어 9월까지 국내외에서 562만1910대(현대 347만9천326대, 기아 214만2천584대)를 팔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 줄어든 수치다.
12년 연속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 지위도 인도에 내줄 상황이다. 올 들어 8월까지 한국의 자동차 누적 생산량은 277만3067대로 같은 기간 인도가 기록한 296만3015대에 18만9948대 뒤진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 6월까지 219만5843대로 인도에 9188대 앞섰으나 7월 현대차 등 완성차 노조 파업이 시작되면서 인도에 1만9341대 뒤지는 상황이 됐다.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이 인도에 뒤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여기에 8월에는 본격화된 파업과 여름휴가 등으로 생산 차질이 확대되면서 양국 간 생산량 격차가 20만 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장기 파업으로 인한 막대한 손실은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3월 하순 35조원을 넘었던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지난 13일 기준 29조5170억원으로 5조5000억원이나 증발했다. 한때 2위였던 현대차의 시총 순위도 5위까지 떨어졌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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