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재정난을 호소하며 내년도 교직원 인건비 일부를 편성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교육감은 13일 월례기자간담회에서 "인건비 인상분을 반영하면 내년도 전국 지방교육재정이 적어도 3조8000억원이 줄어들 것"이라며 "지금 상황으로는 내년 예산편성에 인건비 1개월분과 학교 기본운영비 2개월분을 편성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걱정했다.
경기교육청은 내년도 세입총액을 ▲교육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추정치(8조7000억원) ▲도청 및 지자체 법정전입금(2조3000억원) ▲자체수입(3500억여원) ▲순세계잉여금 등 11조6000억원으로 추계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 경기교육청 각 부서의 내년 사업예산 요구액 13조4000억원 중 긴축을 통해 1조원을 감액하더라도 8000억원 가량이 부족하다는 게 경기교육청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교직원 인건비 1개월분 6000억원(법정경비 포함)과 학교기본운영비 2개월분 1400억∼1600억원을 편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교육감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편성을 강제하는 '지방교육정책 지원 특별회계법'마저 현실화된다면 도교육청은 세출대비 세입이 무려 1조5000억원이나 부족한상황이 돼 인건비 2개월분과 학교기본운영비 4개월분을 편성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재정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교육감으로서 자괴감이 든다"며 "정부와 국회는 지방교육재정의 안정적 기틀을 마련하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교육감은 아울러 "경기교육청은 내년부터 적용될 '고교 야간자율학습 폐지'의 대안으로 제시한 예비대학 교육과정과 관련해 경기지역 78개 대학 및 서울소재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충북의 한국교원대 등 대학 90여곳과 업무협약 체결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교육청은 협약이 체결되면 개설강좌 규모, 강좌명, 강의 내용, 강사선임 등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늦어도 연말까지 모든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프로그램 대상은 도내 고교생 40만명 중 10만명이다. 강좌는 2000여개가 개설된다. 학생들이 원하는 강좌를 선택하면 추첨으로 수강생을 선정해 선호대학 쏠림현상을 막을 계획이다.
강좌는 대학교 및 고등학교 인근 공공시설 강의실 등에서 진행된다. 온라인 수강형태도 검토 중이다. 강사 인건비는 야자시 교사들에게 지급된 추가근무수당 등으로 충당된다.
이 교육감은 "예비대학은 교과수업의 연장이나 대학교과의 선행교육이 아니다"며 "주제별 융합교육이 큰 교육방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비대학은 대학 평준화에 대한 도전이며 교육청과 대학, 지자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진로교육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