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12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선 미르·K스포츠 재단 관련 의혹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정치권의 오랜 화두인 법인세 인상에 대한 공방도 이어졌다.
이날 기획재정부를 대상으로 한 기재위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증인으로 출석한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상근부회장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 재단 관련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두 재단이 기업으로부터 회비 명목으로 기부금을 걷으려 했다는 사업계획서를 공개하며 "결국 대기업의 회원제 클럽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부회장은 이 같은 미르재단 관련 의원들의 질의에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이어서 답변이 어렵다"는 응답으로 일관했다.
이에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이 부회장이 국회 진술에 대해 매우 오만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다만 이 부회장은 외압 여부 관련한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엔 "외압은 없었다"고 답했다. 그는 "중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두 재단의 정상화 과정에선 느낄 만한 다른 외압은 없었다"고 말했다.
법인세 인상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김부겸 더민주 의원은 "한국이 기업하기 나쁘다고 하는데 현재 국내 10대 기업의 실효세율은 17.7%이지만 미국은 30%로 유수의 글로벌 기업도 이 정도"라며 "국가적 과제를 생각해 어딘가는 부담을 더 해야 한다. 그나마 여유 있는 대기업부터 시작하자는 얘기"라고 말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존과 같이 법인세 인상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경기 상황이나 국제 조세경쟁력 측면에서 지금은 인상할 때가 아니다"라며 "대기업은 좀 올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지만 실제로 대기업 실효세율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감에선 이 부회장의 불성실 자료 제출을 놓고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박 의원은 자료 제출을 촉구하며 "전경련 부회장 한마디면 수백억이 걷히는데 본인이 국감에 출석해서 자료를 챙겨줄 사람이 없다는 게 앞뒤가 안 맞지 않나"라며 "한마디만 지시하면 아마 헬리콥터타고 가져올 거 같다"고 질타했다.
기재위원장인 조경태 새누리당 의원은 "굳이 의원님께서 목 아프게 고함 안 질러도 된다. 다 들린다"며 "이런 게 국회에서 갑질 아닌가. 증인들이 무슨 피의자냐"고 지적했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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