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만원대 상승 하룻새 경신, 삼성물산도 시총 3위로 껑충… "지배구조 이슈로 상승 탄력"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권성회 기자] '엘리엇 공개 제안+컨센서스 넘는 실적'. 이 두가지 소재만으로 충분했다. 6일 엘리엇 공개 제안과 다음날 3분기 잠정실적이 삼성전자의 이틀간 장중 최고가 경신 랠리를 이끌었다.
7일 오전 10시3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59% 오른 17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 시작 후 오르기 시작하더니 171만6000원까지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를 하루 만에 경신했다. 골드만삭스, CS, UBS 등 외국계 증권사들은 매수 상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주가 상승의 가장 큰 배경으로 역시 전날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엘리엇)의 공개 제안을 꼽았다. 엘리엇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기를 들고 나선데 이어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을 정면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시장도 엘리엇의 귀환에 환호했다. 6일 삼성전자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관련주인 삼성물산은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6위에서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시장에서는 엘리엇의 제안처럼 지배구조 개선 이슈가 삼성전자의 주가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엘리엇은 삼성전자에 대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지주회사는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것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요구했다. 30조원 규모의 특별 현금배당 및 삼성전자 운영회사 잉여현금흐름의 75%를 주주에게 돌려주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분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분할이 현실화된다면 각 사업부문별 가치가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개편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시장의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잠정실적도 주가 상승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갤럭시노트7 리콜사태로 실적 감소가 우려됐던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내면서 보란 듯이 시장의 우려를 잠재웠다.
삼성전자는 7조8000억원의 3분기 잠정 이익을 냈다. 매출액은 49조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5.1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5% 늘었다.
당초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을 7조5000억원대로 봤다. 삼성전자 매출 기여도가 큰 IM(ITㆍ모바일)부문 영업이익이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이슈로 주춤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로 7조5765억원을 제시했다. 영업이익 추정치를 제시한 23개 증권사 중 16개 증권사는 이날 삼성전자가 발표한 잠정치(7조8000억원)보다 낮은 추정치를 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예상보다 1000억~2000억원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보이고 IM 부문에서도 노트7 타격이 예상보다는 적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 주가가 200만원대를 돌파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4분기 때 8조원대의 영업이익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엘리엇 제안이 주가를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특별 배당금 제안은 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으로 본다"며 "분할 현실화가 진행되면 삼성전자 주가는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3분기 실적 발표 스타트를 끊은 삼성전자가 예상외의 실적으로 주가가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실적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사들은 실적 발표를 앞둔 현대차, SK하이닉스, 한국전력, 두산 등을 실적에 따라 상승 흐름을 탈 종목으로 지목하고 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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