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글로벌 금융시장에 강달러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로 안도했던 상품·외환시장이 연말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다시 출렁이기 시작한 것이다.
5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03엔대를 돌파했다. 전날보다 엔화 가치가 0.6% 더 떨어진 것이다. 전날 미국 제조업 지표 호조에 이어 이날 나온 서비스업 지표까지 크게 개선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엔 매도, 달러 매수 흐름이 강해졌다. 6일 개장한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엔화는 0.72% 하락한 달러당 103.53엔을 나타내고 있다.
크레디아그리콜의 바실리 세레브리카코프 외환 전략가는 "최근 달러·엔 환율이 크게 움직이고 있는데 이는 8월 지표 부진으로 엔화 상승에 배팅했던 세력들이 포지션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시장은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드 브렉시트' 우려까지 겹치면서 전날 파운드가 31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간 것을 비롯해 9월 FOMC 직후 랠리를 보였던 신흥국 통화들도 방향을 바꾸는 모습이다. 7년래 최저치로 내려간 필리핀 페소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링깃, 태국 바트, 터키 리라 등을 중심으로 팔자세가 확산되고 있다.
강달러는 상품 시장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금값이 두드러진 약세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이날 12월물 금 가격은 온스당 1268.80달러로 0.1% 내렸다. 3% 넘게 급락했던 전날에 비해서는 하락폭이 줄었지만 4일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밖에 12월물 은 가격이 0.5% 하락한 온스당 17.69달러를 기록했고 백금과 팔라듐이 각각 1.4%, 3.4% 떨어지는 등 다른 귀금속 가격도 연일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HSBC의 제임스 스틸 전략가는 "상품 시장도 마침내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와 미국 재고 감소 등으로 전반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오름세가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발표한 13개 투자은행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은행들은 국제유가가 올해까지 배럴당 50달러를 넘지 못한 뒤 내년에도 평균 56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감산 합의 이행 불투명과 수급 불균형 지속,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겹쳐지면서 투자은행들이 종전보다 유가 전망치를 낮춰 잡고 있다.
코메르츠 방크는 보고서에서 "최근 유가 상승세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면서 "약속한 감산을 이행하는 것은 극단적으로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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