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시험발사 앞두고 이를 결정할 국가우주위원회 언제 열릴 지 몰라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한국형발사체는 우리나라가 우주강국으로 가는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입니다. 나로호가 러시아 기술을 통해 우리나라의 로켓 기술을 상승시켰다면 한국형발사체는 로켓 기술의 독립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내년에 한국형발사체 시험발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계획에 '제동'이 걸린 것은 올 상반기입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현재 기술진행 속도로 판단했을 때 (2017년) 시험발사는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미래창조과학부에 전달했습니다.
미래부는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위원장 홍남기 1차관)'를 열어 이를 논의했습니다. 결론은 "추가로 조사해 판단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연구를 진행해 온 연구 책임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미래부는 대신 한국연구재단 소속 민간위원 11명으로 '한국형발사체점검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예정대로 라면 8월쯤에 한국형발사체점검위원회의 분석 결과가 나오고 이를 국가우주위원회(위원장 최양희 장관)에 올려 '발사를 예정대로 할 것인지' '기술적 진행상황으로 봤을 때 연기해야 할 것인지'를 심의·의결해야 했습니다. 국가우주위원회는 7월에 열리기로 했다가 추가 검토를 위해 연기됐고 9월에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이 또한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국가우주위원회가 언제 열릴 지 지금으로서는 가늠조차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한국형발사체 시험발사를 두고 현재 한국발사체점검위원회는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래부의 한 관계자는 "한국발사체점검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을 벗어나 객관적이고 중립적 입장에서 현황을 파악하고자 하는 목적"이라며 "이 위원회에서 보고서를 작성할 것이고 이를 기본으로 국가우주위원회를 열어 발사 연기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김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한국형발사체 프로젝트와 관련 있는 교수 14명을 상대로 이메일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응답자 6명 중 5명이 디데이(D-day) 실현에 대해 "(2017년 시험발사는)사실상 어렵다고 본다"(3명)거나 "불가능하다"(2명)고 답변했습니다. 기술적 개발과정을 봤을 때 2017년 시험발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 것입니다.
그럼에도 또 다시 '한국형발사체점검위원회'를 만들어 추가 검토 작업에 들어간 것을 두고 말들이 많습니다. 중립적이고 객관적 현황을 파악하고자 하는 목적은 알겠는데 자칫 이 같은 상황에 '정치 논리'가 끼어들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입니다.
김성수 의원은 "박근혜 정부는 2013년 2월 한국형발사체 조기 개발을 국정과제로 선정한 뒤 시험 발사를 무리하게 서둘렀다"며 "이미 기술적 검토를 통해 일정 변경의 불가피함이 확인됐다면 신속히 대응책을 수립해야 인력과 예산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막대한 국민 혈세가 들어가는 만큼 '정치'가 아닌 '과학'의 문제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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