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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사망진단서 논란, 의혹만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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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주치의는 病死…특조위원장은 外因死, 엇갈린 해명에 유족들 반발…오늘 부검 영장 집행될지 관심

백남기 사망진단서 논란, 의혹만 키웠다 ▲25일 세상을 떠난 백남기 농민의 빈소.[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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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지난달 25일 숨진 고(故) 백남기씨 사망진단서를 두고 '외인사'와 '병사' 사이에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부검 영장 집행과 관련해 경찰이 4일까지 유족들의 답변을 요청한 만큼 오늘 영장이 집행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3일 서울대병원측이 구성한 서울대병원 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백씨의 사인은 '병사'라고 재확인했다. 일반적인 사망진단서 작성 원칙에는 어긋나지만 사망 원인의 판단은 담당 의사의 재량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특별위원장인 이윤성 위원장(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은 개인의견이라는 전제하에 "저라면 외인사라고 쓰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어떤 경우라 할지라도 선행 원인이 급성경막하 출혈이면 그것이 자살이든 타살이든 무관하게 외인사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 진단서 지침에 나와 있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사망진단서 작성은 의사 개인이 작성하는 문서이기 때문에 강요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백 씨의 주치의인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생각이 좀 다르다"며 "급성경막하 출혈 후 최선의 진료를 받은 뒤에 사망했으면 외인사로 할 수 있지만 환자분(백남기씨)께서 최선의 치료를 받지 않아 사망에 이르러 병사로 기재했다"고 반박했다. 급성신부전이 외상에 의한 급성경막하 출혈인 것은 맞지만 주치의의 치료 후 상태가 안정된 후 합병증으로 사망해 병사로 기록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씨의 유족과 백남기투쟁본부 등은 이러한 서울대병원의 해명에 납득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애초에 유족들은 백 씨가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 사망해 외인사가 명백하므로 부검이 필요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으로 백 씨 유족의 치료 거부 여부도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병원 측은 백 씨의 유족이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혈액 투석 등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최선의 치료를 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자 가족이 체외투석 등에 동의했다면 환자가 연명할 수 있었는데 해당 치료를 하지 못해 백씨가 사망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유족은 백 씨가 생전에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받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은 맞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이보라 교수는 "투석을 했더라도 사망할 수밖에 없었다"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백 씨가 처음 응급실에 왔을 때 신장 기능이랑 흉부, 복부에는 전혀 손상이 없었다"며 "약물 투여를 해서 그것이 콩팥 이상으로 이어졌고 급성신부전이 생겼기 때문에 병원이 약물 투여를 잘못한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나아가 유족과 백남기투쟁본부는 이날 저녁 반박기자회견을 열고 백 씨 죽음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제기했다. 사고 당일 병원 응급실 상황이 녹화된 영상을 근거, 백 씨가 처음 병원으로 이송됐을 당시 의료진은 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요양병원으로 옮길 것을 권유했으나 백 교수가 뒤늦게 나타나 수술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어 여태껏 치료까지 이어간 게 결과적으로 병사로 몰아가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 아니었느냐고 의심하고 있다.


부검영장 협조와 관련해 투쟁본부 관계자는 "우리가 응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백남기 농민의 사인은 분명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협상에 참가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유족과 투쟁본부는 이와 관련 오후 2시 서울대학교 3층 장례식장 앞에서 '종로경찰서 협의에 대한 유가족의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갖는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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