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이 당의 만류 속에도 국정감사 복귀를 선언하자 당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친박(친박근혜) 지도부는 김 의원에 대한 징계 방침을 밝혔지만 사태가 확산될 경우 당내 내분이 가속화 될 수 있어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지난 30일 '국정감사 보이콧' 당론을 깨고 국방위원회 복귀했다 그는 "저는 국회 국방위원장이다. 국정감사를 열지 않을 수 없다. 전쟁이 나더라도 국방위원회는 열겠다"며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친이(친이명박계)로 정치에 입문한 당내 대표적인 비박 의원이다. 김무성 전 대표가 대표시절에는 당의 수석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또한 그의 지역구는 북한과 접경을 이루고 있는 경기 포천·연천이어서 안보에 대해서는 평소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었다. 당의 방침을 무리하게 어겨가면서 국감에 복귀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장 친박은 김 의원을 징계하겠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당론에 위배되기 때문에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장우 최고위원 역시 "내가 지도부로 있는 한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 같은 친박 지도부의 반발에도 김 의원에 대한 징계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감 복귀를 요구하는 비박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김 의원에 대한 징계 수위 등은 논의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민 의원은 "지금과 같이 엄중한 시기에 국방위 국감을 하겠다는 뜻에 100% 동감한다"며 "당헌·당규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제 개인 생각이다. 그렇게까지 저희 당이 막 가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나경원 의원도 "'전쟁이 나도 국방위원회는 하는 것이다' 이런 어떻게 보면, 소신과 양심에 해당하지 않나, 징계 운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정치권 관계자도 "국회의원이 의정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징계가 이뤄지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며 "징계가 이뤄질 경우 지도부에 국회활동 정상화를 건의했던 비박 중진들은 어떻게 하겠느냐"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지난해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유 의원이 청와대와 마찰을 빚으며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유승민 파동'을 겪은바 있다. 지난 4.13 총선에서 유 의원이 공천에 탈락하는 등 친박-비박 갈등이 총선 참패의 원인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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