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샐 틈 없는 삼성전자 보안 "산업스파이 꼼짝 마"…"핵심기술 보안사업장, 정보유출 차단"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핵심 부품 기술 자료를 중국 업체에 넘기려던 시도를 적발해 수사당국에 넘기면서 꼼꼼한 보안 실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 등을 연구하고 제조하는 삼성전자 사업장은 핵심기술보안시설로 분류돼 있어 국가정보원을 방불케 하는 엄격한 보안 관리를 받고 있다.
산업스파이가 몰래 정보를 빼내려 하다가는 적발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고, 온라인 정보유출을 원천 차단하는 시스템도 마련돼 있다. 자료 외부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파일 저장과 복사, 출력도 제한하고 있다. 핵심 자료는 다운로드 자체를 하지 못하도록 보안조치를 취했다.
각종 금속류와 칩, 저장장치를 탐지하는 전자감응기와 X선 검색대, 금속탐지기가 설치돼 있다. 특히 스마트폰을 통한 촬영이나 USB 휴대 등은 엄격한 단속 대상이다. 직원 스마트폰에는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돼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카메라가 자동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만약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은 채 스마트폰을 반입할 경우 카메라 렌즈에 보안용 스티커를 붙이고, 봉인 상태를 점검받는다. 인위적으로 스티커를 제거하면 색이 변하기 때문에 다시 붙일 수도 없다. USB와 카메라는 투명한 봉투에 넣고 봉인 라벨을 붙여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다.
반도체 사업부에서는 특수 용지를 사용해 보안을 강화했다. 특수성분이 들어 있는 이 종이를 휴대한 채 출입문을 통과하면 보안 경보가 울리는 구조다.
기흥사업장에는 ‘MDM(Mobile Device Management)’ 전용 통로가 설치돼 있다. 스마트폰에 MDM을 설치한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을 구분한다. MDM을 설치하지 않았을 경우 ‘설치하지 않은 직원입니다’라는 메시지가 화면에 뜨고, 보안 담당 직원이 당사자의 스마트폰과 카메라 보안을 별도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22일 구속된 삼성전자 전무 이모씨는 지난 7월30일 삼성전자가 보유한 스마트폰 핵심기술을 외부로 유출하려다 내부에서 적발돼 결국 구속됐다.
이씨가 빼내려고 했던 기술은 갤럭시 S6와 S7, 갤럭시 노트5에 적용된 LSI 14나노 전체 공정 흐름도와 아직 출시가 안 된 갤럭시 S8에 적용될 LSI 10나노 제품정보 등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사업장을 빠져나가는 차량마다 검문검색을 하는데 당시 경비원이 이씨의 차량 내부에서 관련 기밀문서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금 유용 의혹도 받고 있는 이씨는 사직서를 낸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보안 문제로 모든 것을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는 다양한 안전장치가 준비돼 있다”면서 “핵심 기술 보안사업장으로서 물샐 틈 없는 보안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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