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GDP성장률 0.8%↑
중국·인도·인니 이어 4위
"하반기 악재 많아 하방우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한국이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2분기 경제성장률 4위를 차지했다.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이나 인도에는 뒤처졌지만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연말까지 악재가 만만치 않아 양호한 성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1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8% 증가했다. 1분기 0.5%에 이어 2분기 연속 상승 기록이다.
같은 기간 G20 국가의 GDP 성장률 평균은 0.7%에 머물렀다. 중국은 GDP가 1.8% 증가하면서 G20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뒤를 이어 인도가 1.4%, 인도네시아가 1.3% 순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공동 4위를 기록했다.
OECD는 특히 한국이 영국, 인도네시아, 미국과 함께 '소폭(lesser extent)'이지만 성장률이 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5개국을 제외한 나머지 나라들은 모두 성장률이 줄거나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문제는 2분기의 성장이 단발성이라는 데 있다. 2분기에는 개별소비세 인하와 지난 5월 임시공휴일 지정 등의 영향으로 내수가 반짝 개선된 측면이 크다. 또 부동산시장 호황으로 건설부문 지표가 호조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7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2.6% 감소했으며, 설비투자도 11.6%나 줄었다. 건설기성은 전월에 비해 1.3% 증가했지만 성장률은 전월(3.9%)보다 크게 둔화됐다. 수출 역시 8월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조업일수 등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단기적으로 선방하는 모습이지만 뚜렷한 회복신호가 나타나지 않아 하반기 하방우려가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 보고서에서 '뚜렷한 리스크도 회복모멘텀도 없는 정적인 상태'라고 진단했다. 하반기 우려요인으로는 가시화되고 있는 소비절벽, 설비투자 침체 장기화, 조선해운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제조업 고용불안 등을 꼽았다.
대외적으로도 20~21일 예정된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과 다음 달 6차 북한 핵실험 여부 등이 하반기 돌발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2분기 경제성장률이 1분기에 비해 높아지는 모습이지만 회복신호는 발견하기 어렵다”면서도 “최근 부동산시장 불안이 건축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따라 경기 방향성도 급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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