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경주 지진 발생시 카카오톡 1시간 가량 '먹통'
메시지 이용자 몰려 트래픽 폭증했기 때문
필요한 트래픽 자유롭게 사용하는 클라우드 서버가 대안 될 수 있어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 때문에 메시지 트래픽이 폭증,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1시간 이상 먹통이 됐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클라우드'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7시45분 경 경북 경주에 관측 이래 최대인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지진 소식을 알리려는 사람들이 한 번에 몰려들며 서버의 한계를 넘는 트래픽이 발생, 카카오톡 서비스가 마비됐다. 오후 9시5분경까지 카카오톡 메시지의 송·수신이 불가능했으며, PC버전도 접속이 불가능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진 발생 당시 연말연시보다 더 많은 메시지가 몰려들었다"며 "지진 여파로 통신 지연 현상이 있었고 트래픽이 폭증하면서 서버에 오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트래픽 폭증이 예상되는 경우 미리 서버 용량을 평소보다 늘리는 등의 준비를 하지만, 이번 지진은 예기치 못한 상황이라 미처 대비를 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고 천재지변을 대비하기 위해 서버 용량을 항상 늘려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용되지 않는 서버 공간을 유지하는 데에도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꼽고 있다. 클라우드는 일종의 커다란 컴퓨터에 모든 데이터를 저장한 뒤 어디서든 필요할 때마다 접속해서 원하는 정보를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클라우드에 서버를 구축하면 물리적인 서버에 있던 용량 제한이 사라진다. 또한 사용한 양에 해당하는 이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이라 효율적이다. 여유 용량을 놀리면서 물리적인 서버 유지할 필요가 없게 된 셈이다.
문제는 데이터를 기업 외부에 두기 때문에 생기는 보안 유지에 대한 불안함이다. 특히 다소 기술이 앞선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두기 전에는 해외에 데이터를 유출해야 한다는 부담이 더욱 컸다.
하지만 국내 정서가 바뀌고 있다. 보안 기술 자체도 발전했을 뿐더러, 국내에도 곳곳에 데이터센터가 속속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전 세계 1위 클라우드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글로벌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한국에 데이터 센터를 마련하며 클라우드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클라우드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정부의 지원이 이어지면서 클라우드 도입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드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도 긍정적으로 신호다. 지난해 9월 클라우드 발전법 및 시행령이 발표됐으며, 지난 6월에는 금융위원회에서 금융권의 클라우드 이용 활성화를 위해 전자금융감독규정 일부개정규정안을 변경예고 했다.
한 클라우드 업계의 관계자는 "특히 안전성을 중시하며 클라우드 도입에 조심스럽던 금융권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기업 내부에 클라우드를 구축하는 프라이빗(Private) 클라우드, 외부의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퍼블릭(Public) 클라우드, 이 둘을 적절히 혼합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등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클라우드로의 전환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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