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서울메트로가 지난 10년 동안 선로 작업 안전 매뉴얼조차 만들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25일 ‘구의역 사고 시민대책위원회 진상조사단(이하 조사단)’은 시민보고회를 열어 구의역 사고 원인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안전을 비용으로 간주한 공공부문 경영효율화 정책이 구의역 사고의 근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조사 결과, 구의역 사고는 안전시스템부터 문제가 있었다. 특히 서울메트로의 선로 작업 안전 매뉴얼은 지난 10년간 일관성 없이 운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작업 유형에 대한 판단을 정비원에게 떠넘기며 2인 1조 작업, 1인 작업 등 매뉴얼이 수시로 변했다. 선로작업 승인 역시 PSD설비팀에서 종합관제소, 전자운영실 등으로 바뀌었고, 마스터키 사용도 정비원 개개인의 판단에 맡겼다.
승강장안전문 역시 시공 때부터 정비 작업자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설계됐다. 강남역, 성수역 등 그동안 발생했던 승강장 안전문 사고는 모두 작업자가 선로 측 고정문 센서를 닦다가 사고를 당했다. 조사단은 고정문이 선로 측 진입을 유도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았다. 이러한 고정문은 유진메트로컴이 광고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주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조사단은 은성PSD의 인력부족 문제 안전 및 기술 교육을 도외시한 은성 PSD도 구의역 사고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2011년 유진메트로컴의 역사당 정비인력이 1.58수준이었던 반면, 은성PSD는 역사당 1.2명까지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은성PSD는 업무 시작시 받는 일주간의 교육훈련 외에 종합적인 안전 및 기술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다.
조사단은 2008년 경영효율화읜 일환으로 서울메트로의 분사화를 추진한 서울시와 중앙정부에 최종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기업의 각종 안전 관련 설비의 시공, 정비 등을 비용으로 받아들였던 시와 공공부문을 자본의 논리의 따라 관리하려 했던 중앙정부에 최종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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