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 매매·분양권·전월세 거래량 모두 급감
25일 가계부채대책 발표…기로에선 시장 영향 관심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부동산 시장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지방에 이어 이달 들어서는 서울의 주택 매매거래마저 급감했다. 전월세나 분양권 거래 감소폭도 커졌다. 25일로 예정된 금융당국의 가계부채대책이 기로에 선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3일 현재 8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8455건으로 전월 대비 41% 급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9% 적은 물량이다. 매매 거래가 전월 대비 감소세를 보인 건 올 들어 이달이 처음이다. 8월이 부동산 시장의 비수기인 점과 작년이나 지난달 거래가 크게 늘어난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지방의 침체국면이 서울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어서다.
특히 서울의 핵심 요지인 강남권도 매수심리 위축을 피해가지 못했다. 강남구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달보다 47%나 줄어든 472가구에 그쳤다. 서초구와 송파구도 전월 대비 각각 31%, 43% 감소했다. 실수요자들 위주로 주택 매매 거래가 이뤄지던 다른 지역들도 일제히 거래량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분양권 거래는 더 위축돼 있다. 올해 들어 월 1000여건 이상 거래되던 서울의 분양권 거래가 이달 들어서는 692건에 머물고 있다. '헬리오시티(가락시영 재건축)'를 중심으로 재건축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며 특히 분양권 거래가 많던 송파구부터 변화가 크다. 지난달 250건에서 이달엔 95건으로 줄었다. 강남권 뿐 아니라 동작구, 성동구, 서대문구, 은평구 등 재개발 단지가 많은 곳에서도 분양권 거래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매매거래와 함께 임대차 시장도 심상찮다. 23일을 기준으로 서울의 8월 전월세 거래량은 약 1만건에 불과하다. 전월세 계약 주기가 2년인 점을 감안해보면 2014년 8월 거래량(1만4259건)에 비해 감소폭이 크다. 위례신도시와 하남 미사강변도시 등 수도권 대규모 택지지구의 입주시기가 도래하면서 전세수요가 외곽으로 밀려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상승세로 인한 피로감이라고 분석하면서도, 하락세가 너무 가파르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연초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지방 시장을 감안하면 서울의 급격한 위축세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닌 것 같다"며 "시장이 변곡점에 와있는만큼 앞으로 수도권과 지방, 서울과 비서울, 지역 내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