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유례없는 '금리 가뭄' 속에서 갈 곳을 못 찾고 있는 돈이 이자를 조금이라도 더 주는 틈새 적금에 몰리고 있다. 지난 6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후 시중은행에서 연 2%대 적금 상품마저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일부 은행이 내놓은 3%대 금리를 주는 적금상품을 기웃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0.1%포인트의 우대금리라도 더 받기 위해 모바일 뱅킹같은 비대면 창구서 적금을 가입하려는 손길도 늘었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지난달 4일 출시한 '위비꿀모아정기적금'은 12일기준 2만5000계좌가 개설됐다. 위비멤버스 시행을 기념해 출시한 이 상품은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인 '위비꿀머니'(1꿀=1원)를 다양한 방식으로 적립할 수 있도록 특화한 정기적금이다. 금리는 1년이상 2년미만인 경우 연 1.60%, 2년인 경우 연 1.65%이며, 추가로 적금 적립금액의 1%를 위비꿀머니로 제공해 1년제 정기적금 기준 최대 3.44%의 금리효과를 거둘 수 있다. 만약 매달 10만원씩 적금을 한다면 1년 정기적금 이자 10400원(세전이자)과 위비꿀머니 1만2000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현금으로 바로 쓸 수 있는 위비꿀머니의 경우 세금을 내지 않아도 돼 일정 부분 비과세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위비멤버스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매월 30만원 이하로 가입가능한 상품이지만 3%대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고객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현재까지 71억여원이 누적된 상태인데 30만원 이하 적금 상품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속도가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20~30대의 효율적인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해 내놓은 '신한 청춘드림 적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5일 출시한 이 상품은 12일까지 6거래일동안 2818계좌를 유치했다. 기본 금리는 연 1.3%이지만 연 1.7%포인트를 덤으로 받을 수 있게 설계됐다는 점이 고객들을 끌어들인 요인으로 풀이된다. 우대금리 조건도 나쁘지 않다. 온라인으로 가입할 경우 1.3%를 추가로 더 주는 것을 포함해 첫 거래 시 연 0.8%포인트, 신한 판(FAN)클럽에 가입하고 신한카드 결제계좌를 이용하면 연 0.3%포인트, 휴대폰 요금 자동이체 등 거래 요건에 따라 0.2%포인트 등을 챙길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비대면으로 가입할 경우 우대금리를 더 받을 수 있다는 특징 때문에 비대면 가입자가 많다"며 "아직 뚜렷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소폭의 금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금융권의 3%대 적금상품에도 고객 관심이 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모바일 전용상품인 '웰컴 체크플러스2 m정기적금'을 통해 연 3.5%의 기본 금리를 주고 있다. 고려저축은행도 연 3.0%의 기본금리를 지급하는 '응답하라 2030정기적금'을 판매 중이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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