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멋대로, 오자 투성이."
국내 골프장의 안내판이다. 골퍼들 역시 관심이 없는지 그대로 방치돼 있다. 외국인들이 봤다면 속으로 비웃었을 것이다. 경기도 수지의 한 골프장에는 "지정된 티 업 시간 보다 넉넉하게 도착하십시오"라는 안내문이 있다. '티 업(tee up)'이 아니라 '티 타임(tee time)'이다. 영어로는 "Players are advised to come earlier before arranged tee time"이 된다.
강원도 홍천의 골프장 그린 앞이다. 'No Chiping'에 'p'가 빠졌다. 'No Chipping'이다. 경기도 기흥 골프장의 "캐디 팁을 주지 말라"는 의미의 'No Tiping'도 마찬가지다 'No Tipping'이 바른 표현이다. 전남 해남의 골프장 골프카트 출발점에 있는 '진행실(Processing Room)'은 한국식이다. 'Starter Room'으로 바꿔야 한다.
서울 태릉의 군골프장 15번홀(파3)에는 "뒤 팀에게 사인을 줍시다"라고 써 놓았다. 바른 용어는 "뒤 팀에게 웨이브를 줍시다(Let's give the back group a wave)"다. 아니면 티잉그라운드 앞이나 옆에서 "Call hole"이라고 안내해야 한다. 전남 여수의 골프장 캐디평가서 상자에 있는 'Cady Rating Box'라는 표기는 'Caddy' 또는 Caddie'로 수정하는 게 맞다.
우리는 장타를 측정하는 홀을 'Longest Hole'이라고 한다. 이는 가장 긴 홀이라는 해석이다. 'Long(est) Drive Hole', 장타대회는 'Long Drive Contest'다. 니어리스트 홀은 'Near Pin'이 아니라 'Nearest' 또는 'closest (to the pin) hole'이다. 1번홀로 가는 길은 보통 OUT, 10번홀로 가는 길은 IN이다. 이 또한 '1st Tee'와 '10th Tee'로 각각 변경해야 한다. 이 런 표기는 한국과 일본뿐이다.
오비(OB)는 Out of Bounds의 약자다. 벽이나 바닥에 쓸 때는 'OB' 또는 'O.B.'로 표시한다. 클럽 하우스는 'Club House 또는 Clubhouse', 그린피는 'Greenfee' 또는 'Green Fee' 둘 다 가능하다. 국내 골프장의 90% 이상이 'Country Club'으로 사용하지만 'Golf Club'이 정확하다. 'Country Club'은 대도시 외곽 한적한 곳에 골프장과 테니스장, 수영장, 승마장 등을 갖춘 복합 골프클럽이다. 18홀만 있으면 골프클럽(Golf Club)이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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