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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공공외교법' 발효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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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게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내역에 대해 사실관계를 지적하거나, 미국 유권자들에게 그의 오류를 설명하는 일을 한 대학생에게 맡겨둘 일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공공외교의 역할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이유이다.


9.11 테러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상대국 국민의 마음을 사는(win hearts and minds) 공공외교의 중요성이 부각됐으나, 우리 정부 내 공공외교 개념이 자리 잡은 것은 최근 수년간의 일이다. 올해 외교부 공공외교대사가 임명되고 142억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지난 2월 제정된 ‘공공외교법’이 4일 발효되고, 지난달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공공외교소위원회가 신설돼 공공외교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구체적으로 마련된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공공외교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서는 사업을 뒷받침할 만한 예산과 수준급 인력 확보, 그리고 잘 짜인 추진체계가 필요하다. 공공외교법상 추진체계에 의하면, 외교부는 중앙행정기관장, 지자체장들과 협의해 공공외교 5개년 기본계획, 매년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공공외교 추진을 위한 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범국가적 공공외교의 중추적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외교부를 축으로 공공외교 관련 기관들의 역량을 조직화함으로써 그 효과를 극대화하라는 법의 취지를 살리려면 모든 공공외교의 행위자들이 각자 역할에 충실하면서 분절화, 중복시행, 비효율 등 부정적 측면을 예방할 수 있도록 제대로 협업을 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산과 인력이 공공외교의 성공적 수행을 전적으로 담보해줄 수는 없다. 그러나 외교부가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인력과 예산의 뒷받침이 긴요하다. 일본의 경우, 외무성의 공공외교 예산은 2014년 199억엔(약 1791억원)에서 2016년 541억엔(약 6100억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런던, LA, 상파울로 등 3개 도시에 ‘재팬 하우스’를 건립하기 위한 예산이 포함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재팬하우스는 일본에 관한 모든 것을 한 곳에서 보여준다는 취지로서 2017년 우선 3개 도시에서 개관한 후 추가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보통국가를 지향하는 아베 정부의 방향을 해외에 홍보하기 위한 것으로 짐작된다.

일본 언론보도에 의하면 일본 정부는 당초 한국, 중국과 관련된 역사인식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확보한다는 의도도 있었으나, 지나친 홍보의 부정적 효과를 우려하여 영토, 역사관련 홍보활동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의 공공외교는 역사문제나 영토문제를 둘러싸고 이해층 확보를 위한 경쟁의 소지가 크기 때문에 일본의 거액 공공외교를 주목하게 되는 것이다.


공공외교의 중요성과 일본, 중국의 최근 동향을 감안하면, 우리의 관련예산 확대는 피할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의 공공외교를 예산확대에만 의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우리도 한국학 석좌에 수십억 원을 투입하고, 수천억 원씩 들여 한국센터를 곳곳에 지어야 할 것인지 깊은 성찰이 필요한 때이다. 그렇다고 일본이나 중국의 자금 공세에 너무 위축될 필요는 없다. 오늘날 한국의 공공외교는 컨텐츠 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흠결이 있는 국가체제를 감싸기 위한 것도 아니고, 특정 지도자 홍보를 위한 것도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문화민족으로서 이어 받은 한글과 같은 전통문화 자산,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한 국가로서의 지적 자산, 온 국민의 열정과 끼로 창출된 에너지의 결정체인 한류와 같은 현대문화 자산을 토대로 문화한국의 이미지를 세계에 전파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이시형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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