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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의 악몽]대응 과정…"아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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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백서에 나타난 대응 과정의 문제점

[메르스의 악몽]대응 과정…"아몰랑!" ▲메르스 1년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많다.[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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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대응은 총체적 부실 덩어리였다. 중앙방역당국과 지방자치단체간 공조는 무너졌다. 각 부처간 메르스에 대한 입장이 서로 달라 혼란이 가중됐다. 병원 응급실에서는 메르스 감염자가 자유롭게 이동하고 있었다. '2015 메르스 백서: 메르스로부터 교훈을 얻다!' 백서에서 이 같은 문제점이 지적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메르스 바이러스 감염력을 낮게 봤다. 밀접 접촉자 기준을 좁게 설정했다. 역학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감염 의심자들은 자유롭게 다른 병원으로 빠져나갔다. 이들 감염자들은 2차, 3차 감염자를 탄생시켰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대응한 곳이 없었다.


역학 조사에 대한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았다. 감염병 표준 매뉴얼은 신종 감염병 환자가 보건소에 신고되면 보건소는 이를 질병관리본부 또는 시·도에 보고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 또는 시도는 단독 또는 공동으로 역학 조사를 실시해 접촉자 명단을 파악한 후 이를 시·도를 거쳐 보건소에 통보해야 한다. 이를 통해 격리와 능동 감시가 이뤄지는 체계이다. 이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았다.

감사원은 '메르스 예방 및 대응 실태 감사 결과 보고서'에서 "질병관리본부와 시·도 사이에 역학조사 결과 보고서 공유, 접촉자 관리에서 업무 배분과 협력 방식이 구체적으로 정립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신종감염병인 메르스 유행에 대한 준비도 충분하지 못했다. 메르스 대응 준비가 충분하지 못한 구조적 원인으로는 전체 사회적으로 감염병에 대한 인식 부족, 감염병 대응 시스템 구축에 소홀한 문제, 학문의 주체성 부족 등이 지목됐다.


메르스 유행이 시작된 이후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대응했는데 초동 대응에 실패하면서 중앙메르스 관리대책본부로 개편됐다. 이는 방역전략 수정과 함께 전면 대응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그럼에도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투입된 정부관계자들은 경험이 부족했다. 업무 조정에도 어려움이 있어 새로운 대응체계가 정착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들어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컨트롤타워 부재 문제가 불거졌다. 공중위기대응에서는 현장을 장악하는 리더십이 중요하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로 전환된 이후에도 컨트롤타워가 복잡하고 지휘 권한 체계가 명확하지 않아 혼선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백서는 "현장을 파악하고, 책임지고 실질적 리더 역할을 해야 하는 방역관이 없었다"며 "질병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모든 책임을 지고 끌고 나가는 리더십을 보여줬던 사람들이 이번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사전 준비과정도 미흡했던 것으로 진단됐다. 메르스 대응에 참여한 정부와 민간관계자 대부분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2013년부터 '메르스 감염'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반면 대응 준비는 충분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메르스 감염'은 2013년에 처음 나타난 신종 감염병으로 새로운 지식이 필요한데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지 않은 것도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됐다.


다수의 민관관계자들이 메르스 대응 지침을 가지고 있었는데 실제 상황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병원감염 발생에 대한 준비가 부실했고 결과적으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메르스 사태'가 일파만파 확대됐다는 진단이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와 교육부는 메르스로 인한 학교의 휴업 혹은 휴교를 두고 다른 입장을 보였다. 교육부는 '주의' 단계를 '경계'로 격상했다. 휴교나 휴업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조치를 취했다. 반면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바이러스 변이가 적기 때문에 지역사회감염 가능성은 낮다며 휴교나 휴업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서로 손발이 안 맞는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와 병원과 협력 체계는 실종됐다. 대응하는 과정에서 질병관리본부와 의료기관 혹은 일선 의료인 간에 신종감염병 유행과 전파 위험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지 않고 있었다. 의료기관을 위한 메르스 대응 지침이 없었다. 방역당국과 의료기관 모두 의사와 간호사 등을 위한 교육 훈련을 제공하지 않았다. 대응 과정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파악해 새로운 감염 대응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백서는 분석했다.


메르스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병원 내 감염이 그토록 빠른 속도로 확산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점, 메르스 같은 전염병에 대응하는 방역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안타까웠다"며 "이 때문에 초기에 신속한 대응에 한계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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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대응의 안일함은 무엇보다 곱씹어 봐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메르스 유행 초기에 방역 본부는 메르스 감염지수가 낮고 2차 이상 전파가 어렵다는 가정에 기초해 조치를 취했다.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초기 가정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환자 발견은 물론 평택성모병원 역학조사를 포함한 방역조치에 심각한 문제가 불거졌다.


백서는 신종감염병의 정확한 특성을 모르는 상황에서 예측 불가능성을 고려해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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