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들이 부동산 관련 주식을 잇달아 매입하고 있다. 초저금리가 지속되고 코스피가 수년째 박스권에 머무는 '박스피' 장세가 이어지자 부동산 관련 주식으로 활로를 개척해 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 외 특별관계자 3인은 한국자산신탁을 5.21%(주식수 442만5370주) 보유하고 있다. 한화운용이 4.85%, 한화생명이 0.36%의 지분을 갖고 있다.
국내 자산 운용사 중 한국자산신탁 지분을 5% 이상(특별관계자 지분 포함) 보유하고 있는 곳은 한화운용이 유일하다.
지난 13일 상장된 한국자산신탁은 고객으로부터 위탁받은 부동산을 개발, 운용, 처분, 관리하는 부동산투자신탁(REITsㆍ리츠) 회사다.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는 리츠 대장주인 맥쿼리인프라 지분도 보유중이다. 한화생명은 3.77%, 한화손해보험은 1.96%의 지분을 갖고 있다. 맥쿼리인프라는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우면산터널, 마창대교 등 사회간접자본에 주로 투자한다.
리츠 상장사는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지만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다는 점에서 대체투자 수단으로 볼 수 있다.
지난 4월 취임한 김용현 한화운용 대표가 대체투자 전문가여서 한화금융 계열사의 '부동산 사랑'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운용에 자산의 상당 부분을 위탁해서 운용하는 한화생명과 한화손보의 투자 목록에도 부동산 관련 주식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2012년부터 한화생명에서 대체투자사업부장을 맡으면서 런던에 있는 원우드 스트리트 빌딩, 로프메이커플레이스 빌딩 등에 투자했다.
업계 관계자는 "취임 후 헤지펀드 청산 작업에 나선 김 대표가 앞으로는 자신의 주력인 대체투자 분야를 키우는 쪽으로 조직을 재정비할 것으로 보인다"며 "운용사들이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흐름에 맞춰 앞으로 리츠 상장사를 포함해 한화 금융계열사의 부동산 등 대체투자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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