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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직접시공' 의무대상 확대가 정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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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직접시공' 의무대상 확대가 정답인가 서명교, 대한건설정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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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시공이란 건설공사를 도급받은 건설업자가 공사의 일정비율을 하도급 주지 않고 자신의 인력, 자재, 장비를 활용해 시공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건설산업기본법은 100억원 이하의 건설공사에 대해 직접시공을 의무화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시행령에서는 현실 여건을 반영하여 30억~50억원은 10%, 10억~30억원은 20%, 3억~10억원은 30%, 3억원 미만은 50%를 직접시공하도록 했다.


그런데 지난 7월6일에는 직접시공 의무 대상을 1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그 비율을 일률적으로 30% 이상으로 하자는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이 의원입법으로 발의되었다. 현재와 같은 50억원 미만의 공사보다는 중ㆍ대규모 공사에 적용해야 품질확보, 안전관리, 인력관리 등 직접시공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과연 그럴까. 개정안대로 시행되면 건설산업에는 어떤 결과가 있게 될지 검토해봤다. 결론은 건설산업 전체의 경쟁력과 발전을 저해하는 부정적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으로 모아졌다.


직접시공 의무제도는 실질적인 시공능력이 없는 부실업체, 소위 '페이퍼컴퍼니'가 자신이 수주한 공사의 중간 마진만 챙기고 일괄하도급 주는 '입찰브로커 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2006년 도입했다. 입찰브로커들이 대체로 소규모 건설공사 영역에서 활동한다는 점을 고려해 50억원 미만의 공사에 한해 직접시공을 의무화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중ㆍ대규모 공사에서 직접시공을 의무화하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일이며 제도 도입의 근본 취지와도 배치된다.

또한 아파트, 공장, 철도 등 다양한 공사를 시공하는 중ㆍ대형 종합건설업체들에게 직접시공을 강제하는 것은 비효율을 넘어 위장직영과 불법하도급을 조장하는 역효과를 가져온다. 규모를 불문하고 건설업체들이 다양한 공종별로 인력과 장비를 직접 보유하는 것이 과연 효율적인가.


오랫동안 형성돼온 건설산업의 생산체계와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그동안 종합건설업체는 계획ㆍ관리ㆍ조정 능력 배양에, 그리고 전문건설업체는 시공기술의 수준을 높이는데 집중해 왔다. 그런데 이번 개정안은 CM, PM, EPC 회사로 성장해야 할 종합건설업체를 시공업체로 둔갑시키려 한다는 점에서 건설산업 생산체계의 근간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현장의 기대와 괴리가 크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2015년 12월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건설업체의 86.8%가 직접시공의무 비율 확대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5.7%가 직접시공 의무제도의 현행 유지를, 41.1%는 오히려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하였다. 건설산업 구성원 중 건설업체들보다 현장을 잘 파악하는 주체는 없다. 그런 건설업체들이 원하지 않는 제도로는 보탬이 되기 어렵다.


산업 환경은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IT, 3D,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술의 영향을 건설산업도 피할 수 없다. 중ㆍ대형 종합건설업체는 가벼운 몸체로 발빠르게 이러한 새로운 기술의 용합과 시장 확대에 필요한 국제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직접시공은 분업화ㆍ전문화의 역량을 갖춘 전문건설업체에게 맡겨야 한다.


제도의 취지를 살리지도 못하고, 기업들도 바라지 않으며, 산업 환경의 변화에도 맞지 않은 직접시공 확대는 바람직하지 않다. 산업계와 정치권 그리고 정부가 머리를 맞대 무엇이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를 밝히는 길인지 현명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서명교, 대한건설정책연구원장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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