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대선…여야갈등 더 커질까 걱정"
"기존 극단적인 양당 대결 구도,
3당체제로 다소 해소" 평가도
[아시아경제 성기호, 홍유라 기자] 4ㆍ13 총선이 끝나자 여야는 '협치'를 이루겠다고 다짐했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달랐다. 지난 100일간 국회가 걸어온 행보에 가차 없이 낙제점을 줬다. 이들은 "대선을 앞두고 있어 자칫하면 갈등의 폭이 더 커질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전 국회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최악의 국회가 다시 경신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면서 "이번 총선에는 '바람'이 불었다. 바람이 불면 자격 없는 사람이 바람을 타고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국회가 제대로 돌아가기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도 지난 100일을 가리켜 "기대 이하"라고 지적했다. 전 평론가는 "현재 국회는 '여러 가지 사회적 갈등을 어떤 방식으로 논의하면서 풀어 갈 것인가'라는 프로세스에 대해 합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소통과 협치를 하겠다는 거대 담론과 추상적 가치만 강조하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사회적 갈등이 첨예한 이슈에 대해 어떻게 다뤄야 할지 절차에 대한 논의조차 못하는 무능한 '식물국회'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현출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는 "총선 이후 새로운 3당 체제가 구성되면서, 기존 양당 체제가 가지고 있던 극단적인 대결구도는 벗어난 것 같다"면서도 "3당 체제가 조성은 됐으나 정착되지 못하고 표류하는 현상을 보이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말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가 갈등을 더욱 심화 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여야가 좀 더 민생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신 교수는 "대선 모드로 들어가면 더 엉망이 된다"며 "각 당이 선명성 경쟁을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 평론가는 "대선이라는 큰 정치게임을 앞두고 이해타산을 계산해보니 협치 보다는 갈등과 경쟁구도가 훨씬 낫다는 의견이 개진될 수 있다"며 "여야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잘 받아들이겠다고 한 100일 전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대선에서 야당은 정권의 실정을 부각해야 하고 정부와 여당은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고 막아내야 하는 국면이라 여야 간 기본적인 대립과 갈등은 시기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선에서 각당이 지지를 추가적으로 얻기 위해 사회적 이슈를 법안으로 입법화하거나 이를 논의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여야의 근본적인 가치 대립이 아닌 민생문제에 대한 논의를 완전히 거부하면 정당의 지지가 약해 질 수 있다는 위기감 탓"이라고 진단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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