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주도로 정권재창출 시도…계파 간 충돌했던 '봉숭아 최고위' 종식될까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새누리당이 14일 당 대표의 권한을 강화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하면서 새 전기를 맞을지 주목된다.
당은 이날 국회에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잇달아 열어 지도체제 개편 방안이 담긴 당헌당규 개정안을 확정한다. 기존의 '대표 최고위원'을 '당대표'로 명칭을 바꾸고, 당 대표에게 당무 통할권 및 주요 당직자 임명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골자다. 8·9전당대회부터 대표와 최고위원단을 따로 뽑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도 채택된다.
이번 개정안에는 대표의 위상을 강화함으로써 당의 기강을 확립하고 위기를 극복하자는 목적이 담겨있다. 내년 정권재창출을 위해 대표를 중심으로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박명재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아시아경제와 만나 "지난번 체제로 인해 4·13총선에 실패했기 때문에 지도체제 개편이 필요한 것"이라며 "당이 위기에 빠졌을 때 대개 집단지도체제보다는 단일성 지도체제를 선호하는 조직관계의 원칙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무총장은 "다만 당 대표의 전횡이나 독주를 막기 위해 공천관리위원장 등 주요 직위 임명에 대해선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치게 하는 한정적 장치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김무성 전 대표의 '옥새파동'을 언급하며 "당 대표의 권한이 강화된 만큼 지도부의 책임감도 높이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무엇보다 '봉숭아 학당'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최고위를 재정비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대 국회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는 계파 간 입장이 갈리는 현안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다 '막장'으로 치달은 경우가 적잖았기 때문이다. 당시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 문제, 공천관리위원회 파동, 김 대표의 '권력자' 발언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계파 간 충돌을 거듭했다. 특히 김 대표와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사사건건 부딪치며 다툼을 벌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당헌당규 개정이 문제가 아니다"며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당 관계자는 "당 대표가 갖는 상징적인 의미가 커질 수 있을지 몰라도 최고위 파행 문제는 당헌당규를 바꾼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며 "운용의 문제이자 사람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표의 권한이 강해져도 최고위원과의 의견충돌로 파행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얘기다. 김 전 대표의 행동에 종종 제동을 걸었던 서 의원이 차기 당대표 출마를 고심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한편 이날 개정안에는 ▲만 45세 미만 청년최고위원 신설 ▲전당대회 컷오프 도입을 위한 근거조항 등도 마련된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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