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현대자동차 노조가 조합원 대상 찬반 투표를 거쳐 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2012년 이후 5년 연속 파업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15일까지 사흘 동안 찬반 투표를 통해 파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현재로서는 파업 가능성이 커 두 회사 노조는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예고한 오는 20일 동시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두 노조가 함께 파업에 나서면 1993년 현대그룹 계열사 노조로 구성된 현대그룹노조총연맹 공동투쟁 이후 23년 만의 동시파업이 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전날 조합원 4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해 파업을 가결했다. 파업 찬반투표에 4만3700명(투표율 89.54%)이 참가해 3만7358명(재적 대비 76.54%, 투표자 대비 85.49%)이 찬성했다. 장창렬 현대차 노조 대외협력실장은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조합원들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다"며 "노조는 조합원의 권익과 복리후생이 후퇴하지 않도록 총파업 투쟁을 확실하게 이끌고 임금투쟁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협에서 임금 15만205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일반·연구직 조합원의 승진 거부권,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해 왔다. 또 통상임금 확대와 조합원 고용안정대책위원회 구성, 주간연속 2교대제에 따른 임금 보전 등을 요구안에 담았다. 그러나 노조는 10여 차례 열린 올해 임금협상에서 회사측이 제시안을 내놓지 않는 등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지난 5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투쟁 절차를 밟아왔다. 현대차 노조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파업을 벌였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 동안 서울·울산·군산 등 각 사업장에서 조합원 1만5400여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투표 결과는 15일 저녁 늦게 나올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도 파업에 돌입하면 2014년부터 3년 연속 파업을 벌이는 셈이다.
현대중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기본급 9만6712원(기본급 대비 5.09%) 인상과 성과급 250% 보장, 사외이사 추천권 보장, 통상임금 1심 판결 결과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현재 회사가 추진중인 일부 사업부 분사 등 구조조정에도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의 노동자대회 때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측은 "지금은 노사가 힘을 모아 회사 살리기에 앞장설 때"라면서 "회사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벌이는 파업은 경영 정상화나 임직원 고용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거 투표 결과를 감안하면 현대중공업 노조의 파업투표는 조합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번 주 잇따라 파업안을 통과시킨 뒤 오는 20일 오후 울산 태화강 둔치에서 민주노총 울산본부 주관으로 열리는 울산노동자 총파업대회가 참여할 예정이다. 올해 두 노조의 공동파업이 이뤄지면 지난 1993년 현대그룹 계열사 노조가 모였던 현대그룹노조총연맹(현총련)의 공동투쟁 이후 23년 만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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