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검체 9000주 대상으로 9월까지 실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을 대상으로 유전자검사가 실시된다.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이 중국과 미국, 유럽 등에서 발견돼 전 세계적으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내성이 강해지면 궁극으로 치료할 수 있는 항생제가 없는 상황에 이른다.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기석)는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을 대상으로 콜리스틴 항생제 내성에 관여하는 유전자(MCR-1, Mobile Colistin Resistance-1) 확인검사를 실시한다고 4일 발표했다. 장내세균은 대장균, 폐렴막대균 등으로 요로감염증 등 질병을 일으킨다.
카바페넴 항생제(이미페넴, 메로페넴, 도리페넴, 얼타페넴)는 병원에서 난치성 그람음성 세균으로 감염병에 주로 사용하는 항생제이다. 카바페넴 항생제 사용이 증가하면서 최근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카바페넴에 내성을 가진 장내세균의 경우 콜리스틴을 사용한다. 콜리스틴에도 내성이 생기면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는 상당히 제한된다.
이 같은 콜리스틴 내성을 가진 장내세균들에서 MCR-1 이라는 유전자가 지난해 말 중국에서 확인된 바 있다. 현재 미국,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의 환경, 가축, 식품, 사람에게서 발견되고 있다. MCR-1 유전자는 세균 내 '플라스미드'라 불리는 DNA에서 발견됐다. 플라스미드는 염색체와 별개로 존재하는 고리모양의 유전체로 빠르게 전이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MCR-1 유전자는 세대 간 전파뿐 아니라 세대 내에서 동종과 이종 세균 간에 쉽게 전달될 수 있어 공중보건학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민원의뢰와 실험실감시사업으로 수집된 검체에서 분리된 병원체 중에서 2011년 이후 보관해온 9000주 이상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을 대상으로 콜리스틴 내성 검사와 MCR-1 유전자 존재 확인 검사를 실시한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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