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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대체 뭐가 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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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사람, 마거릿 미첼 작품 출간 80주년…'옛남자는 돌아보지 마라' 교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대체 뭐가 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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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거야(Tomorrow is another day)." 타라 농장에서 불타는 노을을 배경으로 스칼렛 오하라가 하는 마지막 대사는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전하는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다. 작가 마거릿 미첼도 이 마지막 대사를 제목으로 삼고 싶어했다. 하지만 출판사의 설득으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라는 제목이 붙여졌다. 대체 바람과 함께 사라진 것이 뭐기에 이 소설의 제목이 됐을까.

30일은 마거릿 미첼의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출간 80주년이 되는 날이다. 미국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1936년 6월 30일 처음 출판됐다. 출판이 되자마자 평단과 독자들의 찬사를 받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6개월 만에 100만 부가 팔렸고 이듬해 작가에게 퓰리처상을 안겼다. 1939년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더욱 인기를 얻어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40개 언어로 번역됐고 3000만 부 넘게 팔렸다.


미첼이 이 소설에 처음 붙였던 가제는 "옛날 남부에 대한 원고(Manuscript of the Old South)'였다고 한다. 이 제목이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를 거쳐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가 됐다. 출판사인 맥밀란과 미첼이 협의해 채택한 제목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어네스트 도슨의 시에서 따왔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대체 뭐가 사라졌을까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는 것이 무엇인지는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의 도입부에 자막으로 잘 설명돼 있다. "그곳은 신사도와 목화밭으로 상징되는 곳이었다. 이 아름다운 지방은 기사도가 살아 있는 마지막 땅으로, 용감한 기사와 우아한 숙녀, 그리고 지주와 노예가 함께 존재하는, 책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꿈처럼 기억되는 과거가 오늘로 살아 있는 곳. 문명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는 것일까?" 노예제를 바탕으로 한 미국 남부의 귀족적인 전통이 남북전쟁이라는 시대의 바람을 맞아 사라진다는 얘기다.


남부의 귀족적인 전통을 상징하는 것은 남자다. 스칼렛의 입장에서 보면 바람과 함께 사라진 이는 사별한 두 남편과 돌연 집을 뛰쳐나간 새 남편 레트 버틀러다. 이를테면 바람과 함께 사라진 것은 남자이며 과거다. 과거 남자일랑 돌아보지 말라는 이 소설의 교훈은 작가의 삶이 반영된 것일 수 있다. 미첼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클리포드 헨리라는 장교와 약혼을 했다. 하지만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그는 프랑스에서 전사했다. 1922년 명문가의 자제 베리엔 업쇼와 결혼했지만 그는 알코올 중독에 가정폭력을 일삼는 자였다.


이혼 후 미첼은 애틀랜타 저널의 기자로 일하며 전 남편의 친구이자 AP통신의 편집기자로 일했던 존 마쉬를 만나 결혼했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는 것처럼 그의 인생에 새롭게 등장한 존 마쉬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집필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그는 미첼이 사고로 발목을 다쳐 집에서 쉬고 있을 때 부지런히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 줬고 미첼이 소설을 쓸 수 있도록 독려했다. 1000페이지가 넘는 원고를 정리한 것도 편집자였던 남편이었다. 고전은 과거나 남자 따위에 메어 살지 않았기에 탄생할 수 있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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