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사이에 '어린이날'이라 불리는 이 날
직장을 다니는 친구에게 최근 안부를 물으니 금세 온 답문. "오늘은 무두절이라 좋네~" 무두절? 새로 만든 기념일인가…혹시 무두절, 들어보셨나요?
무두절(無頭節)은 말 그대로 두목(頭目)이 없는 날. 직장에서 임원이나 팀장 등 상사가 자리를 비운 날을 말합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어린이날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무두절이 되면 직장인들은 근무 시간 중에도 여유롭게 인터넷 서핑을 하고 삼삼오오 모여 친목을 도모하며 점심 시간을 길게 쓰기도 합니다. 정시에 '칼퇴근'은 필수죠.
1년 중 공식적인 무두절은 곧 다가올 여름휴가 시즌에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바로 상사가 휴가를 가는 기간입니다. 상사에게 자녀가 있다면 학원 방학 등이 집중된 7월 말~8월 초나 광복절과 휴가를 연결해 쓸 수 있는 8월 중순이 무두절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사가 없으면 긴장이 풀리고 느슨해지는 무두절의 미풍양속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자칫 기강이 해이해질까 자신의 휴가 날짜를 공개하지 않는 얄미운 상사도 있죠.
하지만 무두절의 여유는 평소 사축(社畜)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보통 직장인들이 빡빡한 현실에서 누리는 작은 쉼표일 뿐입니다.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상사가 퇴사해 원하지 않는 무두절을 맞게 된 경우가 아니라면 이번 여름, 무두절의 여유로 재충전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이진경 디자이너 leeje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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