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정부가 추경을 포함한 적극적인 재정보강 카드를 검토하고 나선데는 올 하반기 경기하강 위험이 더 커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수출이 한국경제 주요 뇌관 중 하나로 꼽힌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액은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17개월 연속 감소했으며, 이는 월간 수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장기간이다.
이달 1~10일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 늘어난 138억8200만달러로 집계됐지만, 월간 기준으로도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단언하기 어렵다. 지난달에도 20일까지 수출액이 증가했지만 월말 수출이 줄면서 월간 수출액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감소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경기 부진으로 교역량 자체가 줄어든데다, 경기하강의 위험은 오히려 커진 상태라는 진단이 나온다. 우리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중국이 소비 위주로 경제 구조를 전환하고 있어 중간재 위주인 한국 기업의 수출 전망은 하반기에도 밝지 않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최근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국내경제에서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하고 소비 등 내수의 개선 움직임이 약화된 가운데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구조조정 본격화가 수출에 미칠 여파가 우려되고 있다. 중국 등과 경합이 이뤄지고 있는 조선, 철강 등 수출 주력업종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가운데 최근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까지 겹치며 전체 수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경우 수출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한국 경제성장률은 3년 연속 2%대에 머물 가능성이 커진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경제성장률을 3.2%에서 2.7%로 낮췄고, 아시아개발은행(ADB)과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도 2%대 성장에 머물 것이란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당초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세계경제 교역량이 조금씩 늘어나고 주력품목의 단가 감소폭이 좁혀지며 증가세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최근 국제유가가 바닥을 치고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력 제품 수출이 여전히 부진하고,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등 대외 불확실성도 크다.
정부는 하반기 수출 회복 가능성의 관건으로 유가와 주력 수출품목의 단가 회복을 꼽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 평균 수출액은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감소폭을 점점 좁혀가고 있는 만큼 수출 회복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지난 1월 16억2000만달러에서 2월 18억달러로 늘어났으며 지난 4월에는 18억2000만달러까지 증가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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