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2008년 서울지하철노조 임단협 노사합의서 해설 자료 입수..."외주위탁, 전적직원으로 충당" 합의 명시
17일 아시아경제가 입수한 서울지하철노조의 '2008 임금및단체협약 노사합의서 해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5일자 아시아경제 보도에 의해 존재가 알려진 메트로 노ㆍ사의 2008년 임단협 부대협약서 상 민간위탁 관련 합의 사항은 실제 이후 진행된 전적 직원들의 하청ㆍ용역업체 우선 고용, 즉 메피아가 탄생하게 된 직접적인 근거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아시아경제 6월15일자 8면 보도 참조>
메트로 노ㆍ사는 당시 임단협 합의서 부대협약서에 "향후 민간 위탁은 노사 협의에 의해 추진한다"고 명시했다. 이를 두고 메피아가 생겨나게 된 근거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지하철노조는 "메피아와 관련된 노사 합의는 없었다"며 부인해왔다.
그러나 지하철노조는 대조합원용으로 자체 배포한 이 자료에서 이 조항에 대해 설명하면서 "기계약한 외주위탁은 비정규직의 비율을 줄이기 위해 희망자가 있을 시 점진적으로 전적 직원으로 충당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즉 메트로 측과 하청·용역업체에 구조조정으로 인한 전적자들을 내려 보내기로 합의했다는 얘기다.
이 임단협 합의서는 조합원 찬반투표 끝에 부결돼 당시 김영후 위원장 등 집행부가 총사퇴했지만, 이후 취임한 정연수 위원장 집행부에 의해 2009년 12월 최종 확정됐다. 물론 이 때에도 민간위탁 부분에 대해선 "기존 합의(2008년 임단협 합의서)를 존중한다"고 정리됐다. 메피아 관련 노사간 합의가 실재했다는 '스모킹 건(Smoking Gun)'이라는 지적이다.
서울시도 이 점을 시인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6일 오전 메피아 퇴출을 발표하면서 노사 협의에 의해 메피아 문제가 시작됐다는 점에 대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윤준병 시 도시교통본부장도 "구조조정된 인력을 용역업체로 내려 보내는 것에 대해 노사간 협의가 있었던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하철노조는 여전히 노사 합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최병윤 지하철노조 위원장은 이날 오전 아시아경제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그는 "하도 취재 요청이 많고 메피아가 노ㆍ사간 합의에 의해 발생했다는 허위 보도가 많아 창구를 일원화하기로 했다. 홍보담당자에게 연락하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지하철노조 홍보담당자는 아시아경제의 전화ㆍ문자 메시지를 통한 취재 요구에 불응했다.
지하철노조는 그러면서 자체 홈페이지(www.sslu.or.kr)를 통해 노사 합의설을 적극 반박했다. 지하철노조는 "'향후 추진하는 민간위탁은 노사가 협의하여 추진한다' 는 당시 노사합의는 서울시와 공사측이 기 완료한 외주화 외에 추가로 민간위탁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더 이상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노동조합이 협의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이후 역 운영권 추가 민간위탁 등 공사의 아웃소싱 확대 계획은 더는 진행되지 않았다. 이를 '메피아 탄생의 근거'라고 지목하는 것은 노사합의 내용과 배경에 대한 악의적인 오독"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임금피크제 관련 노사 합의서 상 '퇴직 지원 프로그램 마련' 조항을 놓고 '메피아 존속ㆍ확장 의혹'이 제기된 것에 대해선 "임금 피크제 도입 시 노사는 해당 직원의 임금손실과 생계 불안을 해소하고자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할 것을 협의했다"며 "의혹으로 삼고 있는 노사합의는 '메피아의 존속ㆍ확장'과는 전혀 무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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